국민연금이 패시브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걸 두고 위탁운용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기금이 단기 수익률을 관리하려다 운용사 자율성을 제한하고, 결국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는 겁니다.
김종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민연금은 지난해까지 하루 단위의 수익률에 기반해 운용성과를 평가하며 위탁운용사 자금을 관리해왔습니다.
운용사들은 자금 회수를 피하기 위해 당시 강세였던 중소형주 비중을 크게 늘렸는데 올해들어선 일제히 수익률 악화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올해 6월부터 지수 복제율을 높이도록 운용 전략을 전환한 것도 이처럼 무리한 투자를 줄이기 위한 목적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지수 복제율이 과도하게 높아진 건 물론 중소형주 수급이 망가져 추가적인 주가 급락이라는 악순환을 불러왔습니다.
<인터뷰> 前국민연금 관계자
"펀드들이 회수를 당하면서 (매도) 물건이 쏟아지지까 자기 발목을 잡은 거지. 그게 표면적인 이유고…"
국민연금이 대표 지수에 기반한 운용 규제를 강화하면서 위탁운용사의 전문성, 자산배분 기능도 퇴색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단기간 손실을 입어도 위탁자금을 빼앗길 처지에 놓인 운용사들이 중소형주를 내다팔고 소극적인 운용으로 전환했습니다.
국민연금은 시장이 악화되고 있지만, 자산운용사들이 벤치마크 복제율을 따르기만 하면 수익률이 낮아도 상관하지 않겠다며 이같은 전략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자산운용업계 관계자
"시장에서 잘한다고 하는 플레이어(운용사)들은 다 주인이 있어요. 주인이 없는데는 시간이 흘러가면 그냥 흐름에 맞춰 면피하는 쪽으로 설계하게 되죠. 잘한다고 더주는 것도 아닌데…"
위탁운용 펀드들의 수익률 격차는 줄였지만, 추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우량 중소형주로 유입되는 자금은 현저하게 감소했습니다.
장기간 운용에 초점을 맞춰야할 국민연금이 단기 수익률에 치중하면서, 위탁운용을 통한 기금 운용에 실패한 것은 물론 시장의 역동성마저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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