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샵에서 팔리지 않은 개와 고양이들은 어떻게 될까. 구태여 알고 싶지 않다. 듣지 않아도 슬픈 결말로 끝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그래도 펫문화가 앞섰다는 일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결과는 역시 좋지 않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달 29일 `팔다 남은 고양이의 슬픈 운명을 알고 있습니까?`를 기사를 송고했다.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된 재판매업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난 17일 일본 토치기현 경찰은 현내 산골짜기에 농장을 차려 재판매 사업을 하던 모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개와 고양이를 열악한 환경에 방치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이 업자는 대략 17, 18년 전부터 이 일을 해왔는데 잘 나갈 때는 한꺼번에 200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데리고 있었다.
폐업 위기에 몰린 번식업자들로부터 개와 고양이를 헐값에 사들여 다른 번식업자에게 파는 구조였다.
잘 나갔을 때는 사육 환경이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속에서 결국 사업이 기울기 시작했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도매로 팔아야 했기에 최대한 비용을 아낄 수 밖에 없었다.
동물보호단체의 조사 결과 영양실조로 죽은 개도 있었고, 질병 치료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동물보호단체는 적절한 사육과 건강관리를 게을리 했다는 이유로 이 업자를 고발했다. 이 역시 학대에 들어간다.
이 업자는 `때리거나 차거나 하지 않았고 학대할 생각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 업자의 말이 틀리지 않는다해도 환경 자체가 동물복지를 고려할 수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업자가 이 일을 못하게 하더라도 다른 이가 할 것이 뻔하다는 점이다.
이 업자는 형사처분을 받더라도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굽히지 않았다. "내가 그만두면 모두 안락사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보호단체들은 현재 일본의 펫숍을 통한 유통구조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펫숍에서는 팔리는 개와 고양이를 취급할 수 밖에 없고 재고(?)는 남기 마련이다. 그런데 상품성 떨어지는 재고에 비용을 들이는 것은 낭비다.
그런데 개와 고양이는 생명이다보니 학대에 가까운 사육환경에 처해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일본이라도 뾰족한 대책은 없는 모양이다.
기사는 연쇄적 불행을 멈추기 위해선 생명을 다루는 사람 모두가 생명의 가치 수호에 대한 각오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생산·유통업체는 무책임한 번식과 판매를 하지 않고, 소비자는 상품으로만 보지 않아야 하며, 또 데려온 이들이라면 끝까지 함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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