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경제TV가 자본시장의 꽃인 주식시장을 이끄는 한국거래소의 현황과 경쟁력을 점검하는 기획시리즈를 보도하고 있는데요.
한국거래소는 지난 60년 동안 자본시장의 갑 중의 갑으로 군림하며, 전 방위적으로 독단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최경식 기자가 단독 취재 했습니다.
<기자>
국내 지수시장의 독점 공급자인 한국거래소.
거래소는 증권사나 운용사들이 코스피200지수 등에 기반 해 금융상품 등을 상장할 때 수수료인 지수 사용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수시장의 독점 권한을 악용해 일방적으로 사용료를 인상하거나, 지수 정보 이용료 등 추가적인 지수 관련 비용을 이중 부과함으로써 금융투자업계의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핵심적인 문제는) 거래소가 사전에 최소한의 협의를 한 다음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중에 들어보면 거래소는 수익 다각화라는 이유를 들지만 이 같은 조치들로 인해 금융투자업계는 유료화 정보 취득 비용 등 여러 부담들을 일방적으로 떠안을 수밖에 없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가 운용사에 대한 지수정보 이용료 부과 건입니다.
그동안 국내 자산운용사의 경우 거래소가 제공하는 지수 정보에는 이용료를 지불한 적이 없었지만, 최근 거래소는 자신들이 제공하는 모든 지수 정보(구성 종목, 유동비율 등)를 얻을 때 최대 연 4,000만원까지 이용료를 납부해야 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운용사들은 기존에 지불하던 지수 사용료에 더해 별안간 지수정보 이용료까지 추가로 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지만, 지수 시장의 절대 갑인 거래소의 일방적인 조치에 순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거래소가 코스피200 지수를 포함한 각종 지수 사용료를 증권사와 아무런 사전협의 없이 대폭 인상(최대 4배)하려다가, 증권사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이후 재조정을 한 바 있습니다.
상장사들도 거래소의 갑 질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거래소는 지난 2010년부터 코스닥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7년째 해외IR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고, 이는 거래소의 주요한 실적쌓기용 행사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코스닥 상장사들의 해외IR 행사 참가는 자발적이 아닌 거래소의 반강제적인 요청에 의해 이뤄지고 있으며, 참가한 상장사들은 (거래소의 비용 지원은 전혀 없이) 체류비와 통역비, 그리고 장소 대여료 등 행사에 필요한 전반적인 비용을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합니다.
이처럼 상장사들은 거래소의 해외IR 실적쌓기에 `동원`되다시피 참가하지만, 정작 본 행사로 인한 투자유치 효과는 크지 않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상장사 관계자
"요식 행위다. 거래소가 주최해서 행사했다고 하고 기업들 불러서 행사 참석하게 해놓고. 한 번 나갈 때마다 1인당 500~600만원씩 들어가는데. 기업 입장에선 별 효과도 없는 행사에 동원되는 것처럼 가는 셈이다."
거래소의 갑 질은 외부만이 아닌 대내적으로도 행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코스콤은 거래소가 내부 자회사를 대상으로 비용 전가와 수익사업 빼가기를 하고 있다는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거래소는 지주회사 전환의 명분으로 제시할 만한 미래 성장사업이 전무함에 따라 지난 40년 간 코스콤의 주력 사업이었던 정보사업 분야를 자신들의 신규 사업으로 포장해 빼앗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거래소는 최근 자체적인 정보 자회사 설립 의도를 드러냈고, 이는 당사자인 코스콤과 아무런 사전 협의조차 없이 모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코스콤 관계자
"코스콤이 가지고 있는.. 40년 동안 자본시장을 운용하고 개발을 해왔었던 정보 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아무런 대가 없이 여러 과정을 통해서 앗아가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운 일이다. 이로 인해 우리가 가지고 있던 노하우의 핵심 부분이 계속해서 외부로 유출될 수밖에 없다."
코스콤은 정보 사업권 상실이 가시화됨에 따라 단순 IT용역회사로 전락함은 물론 영업이익도 약 270억 원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의 절대 갑으로 군림하고 있는 한국거래소.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거래소의 갑 질 논란이 자본시장을 멍들게 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경제TV 최경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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