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메이드 감성멜로라는 평을 받은 KBS 드라마 ‘공항가는 길’이 긴 여운을 남긴 채 종영했다.
지난 10일 KBS 2TV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극본 이숙연/연출 김철규/제작 스튜디오 드래곤)이 16회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9월 첫방송부터 ‘웰메이드 감성멜로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아온 ‘공항가는 길’. 호평만큼이나 완벽한 결말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가슴에 긴 여운을 남겼다.
이날 방송에서 최수아(김하늘 분)와 서도우(이상윤 분)의 관계를 안 박진석(신성록 분)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아내 최수아에게 “이건 극복의 문제다”라고 못 박는가 하면, 서도우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 큰 소리를 치기도 했다. 이를 최수아가 목격했다. 이에 박진석은 폐쇄공포증을 느꼈다.
결국 박진석은 최수아를 놓아줬고, 홀로 딸 효은(김환희 분)이 있는 뉴질랜드로 향했다. 최수아는 제주도로 가지 않고 서울에 남았다. 혼자만 행복해지는 것을 견딜 수 없었던 것. 서도우는 천천히 그런 최수아를 기다려줬다. 한 동안 문자로만 연락을 주고받던 두 사람은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했던 곳 ‘공항’에서 다시 만나며 결말을 맞았다.
‘공항가는 길’은 안방극장에 색다른 멜로 감성의 물결을 선사했다. 극 전체를 아우르는 풍성하고도 섬세한 감성은 드라마를 한 편의 문학작품처럼, 한 폭의 수채화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특히 “사부작~”, “내 생애 최고의 찬사에요” 등 이숙연 작가의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는 대사들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리며 호평 받았다. 감정을 섬세하게 따라가는 전개 역시 감탄을 자아냈다.
김철규 감독의 감각적 연출 역시 호평의 중심에 섰다. 비행기 재회, 한강의 여명, 와인 장면, 제주도 재회, 애니의 죽음 장면 등 셀 수 없이 많은 명장면을 탄생시키며 ‘감성 연출의 대가’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말레이시아 및 제주도 로케이션, 실제 비행기 및 공항에서의 촬영 등은 화면을 역대급 영상미로 가득 채우며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몰입도를 높였다.
색깔 있는 배우들의 밀도 있는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김하늘은 엄마일 때, 아내일 때, 승무원일 때, 도우와 함께일 때 등 시기와 상황에 따라 섬세하게 연기에 변화를 주며 캐릭터의 설득력을 높였다. 그녀가 보여준 눈물 연기는 먹먹함 이상의 감정을 선사했다. 이상윤은 깊은 눈빛, 완벽한 완급조절로 캐릭터의 임팩트를 높였다. 다정함과 진중함을 넘나드는 캐릭터 서도우를 두고, 시청자들은 이상윤이 아니었다면 상상할 수 없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신성록의 존재감도 돋보였다. 초반 자존심 강한 모습, 중반 시청자의 분노를 유발한 ‘나쁜남자’, 후반 애잔함을 자아내는 모습까지 완벽하게 담아낸 것. 반전의 키를 쥔 최여진의 연기도, 캐릭터의 넓은 감정폭과 미스터리함을 효과적으로 보여준 장희진까지. 이외에도 ‘공항가는 길’에는 등장하는 배우 모두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줘 극의 깊이를 더했다.
이와 함께 ‘공항가는 길’은 적절한 음악으로 시청자의 감성을 배가시켰다. 가을이라는 계절과 딱 어우러지는 쓸쓸하면서도 애절한 노랫말과 멜로디, 감성적인 보컬, 섬세한 연주곡 등이 어우러진 명품 OST가 적재적소에 배치된 것. 이 모든 것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공항가는 길’이 2016년 가을을 가득 물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담백한 결말마저 딱 ‘공항가는 길’답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2016년 가을 안방극장을 촉촉하게 적셨던 웰메이드 감성멜로 드라마 ‘공항가는 길’의 여운이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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