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니퍼트는 2016시즌 MVP를 수상했다.(사진 = 두산 베어스) |
14일 2016 KBO 시상식에서 두산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2016프로야구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다. 니퍼트는 올 시즌 28경기에 등판.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팀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니퍼트는 지난해까지 5시즌을 한국에서 뛰면서 단 한 번도 타이틀을 따내지 못하며 무관의 제왕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올해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 타이틀은 물론 리그 MVP까지 수상하면서 그동안의 한을 말끔하게 씻었다. 니퍼트는 외국인 선수로 KBO 통산 네 번째 MVP를 수상했다.
KBO리그에 외국인선수제도가 도입됐던 것은 지난 1998년이었다. 이후 올해까지 19시즌이 흘렀다. 그럼에도 외국인 MVP는 단 4차례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 가운데 두 번은 지난해 테임즈와 올해 니퍼트다. KBO리그에서 외국인선수가 MVP를 수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폭행이라는 구실을 만들어줬던 호세
1998년 OB의 타이론 우즈가 홈런왕에 오르며 외국인 제도 원년 MVP를 수상했다. 그 이후 또 다시 외국인 선수에게 MVP 기회가 찾아왔다. 2001년 롯데의 호세가 그 주인공이었다. 99시즌 부살 갈매기 열풍의 선봉장이었던 호세는 2년 만에 롯데 복귀했다. 그리고 호세는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117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타율0.335 홈런36개 102타점으로 고른 활약을 했다. 또한 장타율 0.695 출루율 0.503을 기록하며 타이틀 홀더가 됐다. 만약 정상적으로 시즌을 종료했다면 MVP로 강력한 후보였다. 그러나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배영수 폭행 사건이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시즌 종료를 앞두고 삼성과 경기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배영수의 빈볼성 투구에 흥분한 호세는 1루에서 마운드로 달려가 배영수의 얼굴을 가격했다.
이로 인해 당시 기준으로 벌금과 함께 잔여경기(8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MVP는 이승엽에게로 돌아갔다. 이승엽은 홈런 39개로 홈런왕에 올랐으나 타율 0.276, 95타점에 머물렀다. 그런데 만약 호세가 폭행 사건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 현대 시절 클리프 브룸바(자료사진 = 와우스포츠) |
공공의 적이 된 브룸바, 한국시리즈 10이닝 노히트에 밀리다
호세와 같은 사례가 있었는가 하면 아무 사고 없이 시즌을 마감했고 심지어 우승팀 소속이었음에도 MVP를 수상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이는 바로 2004년 현대의 클리브 브룸바였다.
브룸바는 시즌 중반까지 도루를 제외한 타격 타이틀 전 부문을 독식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브룸바에 대한 집중 견제가 시작됐다. 상대가 피하기 시작하자 브룸바는 덤비기 시작했다. 그렇게 말려든 브룸바는 타이틀을 하나씩 내주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룸바는 다방면에서 고른 활약을 했다. 0.343의 타율로 수위 타자에 올랐고, 장타율 0.608 출루율 0.468로 3관왕을 차지했다.
비록 타이틀은 따내지 못했지만 최다안타 2위, 홈런 2위, 타점 3위 등 리그 최고의 활약을 했다. 그러나 MVP는 삼성 배영수에게 돌아갔다. 배영수는 2004년 17승 2패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했다. 분명 훌륭한 성적이었으나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배영수 외에도 17승을 기록한 다승 공동 1위가 2명이나 있었다. 그 주인공은 KIA 리오스, 두산 레스였다. 그런데 이 두 투수는 각각 222.2이닝 200.2이닝으로 189.2이닝을 소화한 배영수를 앞섰다. 평균자책점에서도 레스는 2.60으로 근소하게 앞섰고, 리오스는 2.87로 크게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배영수는 한국시리즈 4차전 10이닝 노히트 경기를 펼쳤던 것이 부각됐다. 정규리그 MVP를 뽑는데 한국시리즈 성적이 영향을 미친 셈이다. 게다가 배영수의 4차전 10이닝 노히트가 부각은 됐으나 결과적으로 한국시리즈에서 1승도 따내지 못하고 2패만을 기록했다.
반대로 신인왕은 현대 오재영이 수상했다. 삼성 권오준이 중고 신인이었지만 오재영보다 나은 활약을 했음에도 여론을 의식한 기자인단의 선택으로 신인왕을 놓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