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폰 때문에’ 퇴실당한 수능 수험생, 내년에 수능 응시한다

입력 2016-11-18 21:51  



1년에 딱 한 번인 대학수학능력 시험에서 어머니가 실수로 도시락 가방에 넣어둔 휴대전화가 울리는 바람에 부정행위자로 적발된 수험생이 억울함 대신 동료 수험생에게 사과하는 글을 남겨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오전 부산 남산고에서 1교시 언어영역 시험 중 도시락 가방에 든 휴대전화 벨이 울려 퇴실당한 A양은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수만휘`(수능 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렸다.

A양은 `오늘 부정행위로 걸린 재수생인데`라는 제목으로 `엄마가 도시락 가방 주시길래 그대로 받아서 시험 치러 갔는데 국어 끝날 때쯤 벨 소리가 울려서 국어만 치고 집에 왔다`고 글을 시작했다.
A양은 "저랑 같은 시험실에서 치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한참 집중해야 할 국어 시간에…"라고 사과의 말을 남겼다.

A양은 글을 조작한 것 아니냐는 댓글에 고사장과 수험번호를 남기며 본인임을 증명했다.

어머니의 본의 아닌 실수로 수능 시험을 망친 A양이 원망이나 억울함은 커녕 오히려 동료 수험생에게 사과하자, 카페 회원들은 "내년에 꼭 원하는 대학을 갈 거다", "힘내라" 등의 댓글로 A양을 위로하고 나섰다.

현재 이 글은 376명의 공감을 얻고 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페이스북에서도 퍼지고 있다.

A양이 경찰대를 목표로 시험을 준비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경찰대 출신의 표창원 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말 멋진 학생. 그래요, 1년은 인생 전체에서 보면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 내년에 꼭 경찰대 합격하길 기원합니다"라고 응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부산교육청은 A양의 휴대전화 소지가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내년 수능에 응시자격을 주기로 했다.

수능 부정행위 적발시 처벌 수위는 ‘당해 시험 무효처리’와 ‘다음 해 응시자격 박탈’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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