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22일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과 관련, 탈당을 선언했다.
남경필 지사는 이날 탈당 회견에서 "헌법 가치를 파괴하고 실정법을 위반해 가며 사익을 탐하는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최고의 권위를 위임 받을 자격이 없다"면서 "그런 대통령이라면, 국민은 대통령에게 위임한 권한을 되찾아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또 "바른 정당은 국민과 공익을 앞세우며, 시대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면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정당다움을 잃어 버렸다"고 말했다.
이로써 새누리당 소속 광역단체장은 6명에서 5명으로 감소했고, 새누리당 소속 의원도 128명으로 줄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기자회견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 그리고 역사 앞에서 엄중한 선언을 하고자 합니다.
국가는 국가다워야 합니다. 국가는 국민을 위해 공익을 앞세워야 합니다. 집권세력과 특정 지배층의 사익을 채우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국가는 시대를 통찰하고 시대정신을 담아야 합니다. 시대를 거꾸로 되돌리는 국가는 국가다운 국가가 아닙니다. 지금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과연 국가다운 국가인지 묻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국가인지 어느 시대 국가인지 묻고 계십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묻고 계십니다. 국민들은 국가를 국가답게 만들기 위하여 국가 최고의 권위를 대통령에게 일임했습니다. 때문에 대통령은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기초로 헌법을 수호하며 공익을 위하여 국가를 통치해야 합니다.
헌법의 가치를 파괴하고 실정법을 위반하며 사익을 탐하는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그런 대통령이라면 국민은 대통령에게 위임한 권한을 되찾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정당은 정당다워야 합니다. 바른 정당은 국민과 공익을 앞세우고 시대의 가치를 발견하며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정당이 특정인이나 특정 세력의 사익을 위해 존재하는 순간 그 정당의 존재 이유는 사라지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감히 말씀드립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뒤틀리고 낡은 과거를 버리고 새 시대를 준비하는 역사의 전환점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그렇게 원칙과 가치를 올바로 세우며 정방향의 역사와 함께 가는 길을 택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어떤 정치적 계산도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국가다움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에서 지워진 지 오래됐습니다.
민주주의를 지켜나갈 의지도 능력도 없습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정당다움을 잃어버렸습니다.
새누리당으로는 자유와 미래, 배려의 가치 그리고 미래 비전을 담아낼 수가 없습니다. 거스를 수 없는 역사와 국민의 명령에 따라 선언합니다. 저는 오늘 생명을 다한 새누리당을 역사의 뒷전으로 밀어내고자 합니다.
그 자리에 정당다운 정당,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열고 국가다운 국가를 만들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건설하겠습니다.
여기에 있는 김용태 의원과 그 첫 걸음을 뗄 것입니다. 잘못된 구시대의 망령을 떨쳐내고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과 온전히 함께하겠습니다. 시대와 가치 그리고 국가시스템의 교체를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용태의원 기자회견문 전문]
저는 오늘 새누리당을 떠납니다.
공화국의 헌법은 유린되었고 국민의 믿음은 부서졌습니다.
헌법의 최종 수호자인 대통령이 민주주의 공적 기구를 사유화하고 자유 시장 경제를 파괴했습니다.
공직자들의 영혼과 자존심을 짓밟으며 이들을 범법행위로 내몰았습니다.
기업 돈을 갈취하고 사기업을 강탈하는 데 공모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이런 대통령을 막기는커녕 방조하고 조장하고 비호했습니다.
국민은 말씀하십니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공범이라고 말입니다. 백번 맞는 말씀입니다.
죽은 죄를 지었다고 자복하고 처벌을 기다려도 모자랄 판입니다.
그런데 고개를 빳빳이 들고 내가 뭘 잘못했냐고 기고만장합니다.
벌인 죄도 기가 막히건만 시치미를 떼고 도리어 역정을 내는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에 국민들은 절망하고 있습니다.
파렴치의 극치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염치가 없습니다.
대통령은 헌법을 유린하고 법치를 훼손했지만 대한민국은 반드시 헌법과 법률에 의거하여 대통령과 그 일파를 단죄해야 합니다.
국민들은 비폭력 평화집회를 통해 그 의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이제 모든 책임은 정치권이 져야 합니다.
그러나 국회 제1당이자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질 의지와 자격이 없습니다.
뜻있는 분들이 새누리당 안에서 해결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 여러분 보시는 바와 같이 그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와 남경필 지사는 지금 새누리당을 나가 진정한 보수의 중심을 다시 세우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진정한 보수의 중심을 세워 무엇보다도 먼저 헌정질서 복원의 로드맵을 작성하는 일에 나서겠습니다.
헌법을 유린한 대통령과 그 일파가 헌법과 법률에 의거하여 의법 조치되도록 앞장서겠습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발맞추어 안보 태세 확립을 위한 초당파적 협력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무너지고 있는 경제를 일으켜 세우고 일자리를 만들어 국민의 삶을 안정시키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아이들에게 얘기할 수 있는 사회, 열심히 일하면 좋은 날 있을 거라고 젊은이들에게 말할 수 있는 세상, 특권과 반칙 기득권과 차별 없는 나라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지난 5월 당 혁신위원장을 사퇴하며 국민들과 당원들게 말씀 드린 바 있습니다.
“국민에게 무릎 꿇을지언정 그들에게 무릎 꿇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국민들께서는 다 아실 것입니다.
“무릇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쫓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지난 주 수능을 본 제 아들이 광화문 촛불집회에 가 저에게 이렇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전인권 아저씨의 행진을 들으며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고 말입니다.
미력이나마 제 모든 것을 걸고 이제 국민에게 향하는 충으로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행진하겠습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