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엘시티(LCT) 비리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30일 자해시도를 한 데 대해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 위기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거취 문제를 일임한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계 전직 의원인 현기환 전 수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엘시티 비리사건과 관련해 야당에서 "또 다른 최순실 게이트"라는 주장이 나오자 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철저 수사해 지위고하 막론하고 엄단하라`고 지시를 내렸던 것도 청와대 분위기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과 무관한 사안이라는 점을 밝히기 위해 나온 철저 수사 지시가 공교롭게도 현 전 수석의 자해 사건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침통한 분위기다.
여기에 더해 최순실 사태와 관련,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이 구속기소됐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도 피의자 신분이 되는 등 전 청와대 참모들이 줄줄이 수사 대상이 되는 것도 청와대의 분위기를 더 무겁게 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는 공식 반응은 물론 비공식적으로도 현 전 수석 사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 관계자는 "우리가 뭐라고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현기환 전 수석은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사건에 깊숙이 개입하고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 회장에게서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12시간가량 검찰 조사를 받은 지 불과 3시간 후에 1차 자해시도를 했다.
이이 검찰이 자신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1시간 전쯤 2차 자해를 해 인대가 손상되는 상처를 입었고, 이 때문에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현 전 수석의 한 지인은 "현 전 수석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면서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라면서 "12시간가량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나온 현 전 수석의 얼굴에 낙담한 표정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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