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을 물거나 아무도 없는 집을 온통 어지럽혀 놓거나. 평소 잘 지내다가도 가끔씩 이렇게 사고를 치는 개와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실내생활에 따른 스트레스가 문제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행히 관심과 치료로 가능하다니 지레 걱정할 필요는 덜어도 될 듯하다.
지난달 29일 요미우리신문은 실내생활이 주는 스트레스가 반려동물에 마음의 병을 일으키고 이것이 문제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대 동물의료센터에는 최근 들어 문제행동을 이유로 병원을 찾아오는 개와 고양이가 1주일에 2마리 정도 된다. 15년 전에는 2주에 1마리에 불과했다.
개의 경우 사람을 무는 등의 공격행동 때문에 가장 많이 병원을 찾았다.
주인이 없을 때 집안을 온통 헤집어 놓고 짖기를 멈추지 않는 분리불안과 자신의 꼬리를 계속 쫓아 빙글빙글 도는 것과 같은 똑같은 행동을 과도하게 되풀이하는 상동장애가 원인이 된 경우도 있었다.
문제행동 상담차 병원을 찾은 고양이에서도 공격행동이 가장 많았다. 일부는 마치 개처럼 분리불안 증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도쿄대 동물의료센터의 타케우치 유카리 교수는 실내사육에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행동으로 병원을 찾은 개와 고양이는 대부분 집안에서 길러지고 있었는데 실내사육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실내사육 환경이 심신의 안정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
주인만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장시간 홀로 방치되거나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 있는 산책이나 운동은 충분치 않아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쌓이고, 결국엔 문제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타케우치 교수는 "개와 고양이에게도 마음의 병이 있다"며 "사람과의 거리가 가까와지면서 주인에게 의존하거나, 주인이 꾸짖는 타이밍을 잘못하거나하면 불안과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고 말했다.
문제행동은 대부분 치료를 통해 개선이 된다. 경우에 따라 약물을 투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보호자와 반려동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개의 경우 장난감으로 놀아주거나 도그런에 데려가는 등 평소 스트레스를 발산시켜 주어야 한다.
고양이는 상하로 이동하는 운동이 되는 캣타워를 들이거나 여러 마리를 키울 때는 화장실 갯수를 늘리거나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또 평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도 있다.
타케우치 교수는 "개와 고양이의 상태를 평소 의식적으로 체크, 화장실 횟수, 배설량 등을 기억해 두면 변화를 쉽게 알 수 있다"며 특히 "하품이나 입술핥기가 늘어나면 스트레스의 사인으로 보고 신경이 쓰일 정도라면 조기치료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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