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주말부터 비주류를 포함한 새누리당 의원들과 연쇄 면담을 하고 자신의 퇴진 로드맵을 여야 합의로 마련해달라고 당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2일 알려졌다.
2일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금주 말부터라도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비박(비박근혜)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자신의 뜻을 간곡하게 호소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초선과 재선, 중진 의원 등 선수별 면담 방안도 고민 중이다. 중진 의원과의 회동이 성사되면 비주류 좌장 격인 김무성 전 대표와 여권 차기 대권 주자 중 하나인 유승민 의원 등도 초청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30일 박 대통령과 재선 의원들의 면담이 취소됐으나, 그룹별로 박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 자연스럽게 다시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청와대는 내다보고 있다.
이 중에서 박 대통령이 가장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이는 비주류와의 면담은 어떤 식으로든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비주류 회의체인 비상시국위원회에서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며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통화에서 `대통령을 한 번 만나는 게 어떻겠냐`고 해, 저는 대통령을 만나서 우리의 진솔한 마음과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해드리고 싶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황 의원은 "개인적으로 대통령을 만나서 정말 진솔한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식 요청이 오면 회의롤 통해서 결정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비주류 좌장 격인 김무성 전 대표도 "아직 요청을 받은 것은 없다"면서도 연락이 오면 만나겠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4월30일 물러나는 것을 국민 앞에 공언해달라는 요청은 할 수 있다"고 답해 가능성을 열어놨다.
`최순실 게이트`로 사실상 잠행모드인 박 대통령이 당과 활발한 대면 접촉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탄핵 초읽기를 앞두고 `질서있는 퇴진`의 길을 열기 위한 후속조치로 해석된다.
여당 비주류의 유턴으로 일단 2일 탄핵안 국회 처리의 고비는 넘겼으나, 야 3당이 내주 표결을 추진 중이고, 비주류는 이날 박 대통령의 `퇴진시점 천명` 데드라인을 7일 오후 6시까지로 설정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당 지도부에 조속한 여야 협상을 독려하는 한편, 비주류 측에 자연스럽게 퇴진 당론 존중의 입장을 밝히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면담에서 임기 단축의 방법으로 개헌 추진을 당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 절차`에 따라 조기 퇴진하는 방법은 개헌밖에 없다는 게 박 대통령의 속뜻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직접 촉구하면 야당과의 협상이 더욱 꼬일 수 있어 여당에 개헌 추진을 물밑 당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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