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가 안정세...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 연중 최저치

입력 2016-12-07 08:24  


올해 전월세시장이 예년에 비해 안정세를 보이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이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7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하 전세가율)은 73.3%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6월 75.1%로 최고점을 찍은 뒤 5개월 연속 하락세다. 매매가 상승세를 전셋값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민은행 월간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값이 10월 0.72%, 11월엔 0.66% 오른 것으로 조사된 반면 전셋값은 각각 0.32%, 0.27%로 상승폭이 절반에도 못미쳤다.
강남구는 지난달 전세가율이 60.1%를 기록하면서 60%대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강남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산다고 가정할 때 종전에는 자기자본이 매매가의 30% 이상만 있으면 됐지만 앞으로는 최소 40% 이상은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강동구의 전세가율은 69.6%로 작년 6월 이후 처음으로 60%대로 떨어졌다. 서초구와 송파구 역시 각각 63%, 65.4%로 연중 최저치다.
비강남권도 전세가율이 떨어진 곳이 많다. 서대문구의 지난달 전세가율은 79.9%로 201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중랑구는 지난달 전세가율이 79.1%로 구별 통계가 공개되기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전세가율이 하락했다.
올해 전셋값이 안정된 것은 수도권의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면서 전세 수요가 분산된 영향이 크다.
전세 계약이 2년 단위로 이뤄지는데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홀수해`에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짝수해`에는 상승폭이 감소하는 현상도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구입하는 `갭(gap) 투자`가 늘어난 것 역시 전세 물건 증가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위례·미사 등 서울 대체 주거지의 입주로 전월세 물량이 증가하면서 강남권 등 서울 세입자들이 신도시로 이탈한 게 전세 수요 감소의 원인"이라며 "일부 전세를 끼고 산 투자자들이 전세로 내놓는 매물도 있어서 예년에 비해 전세 수급에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전세 거래 비중도 높아져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중 전세 거래 비중은 68.2%로 9월에 이어 3개월 연속 68%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전세 거래 비중은 64.6%였다.
전세 비중이 높아지면서 월세 비중은 지난해 11월 35.3%에서 올해 11월에는 31.8%로 떨어졌다. 전셋값 인상분을 월세로 돌리는 `준전세` 형태의 계약이 늘면서 지난해 월세비중이 40%에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최근 크게 감소한 것이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올해 수도권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와 아파트값 상승 기대감에 따른 갭투자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세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다"며 "내년에도 입주물량이 많고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어서 확대일로였던 월세 전환 추이도 다소 주춤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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