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0·구속기소)씨 국정 개입 의혹을 뒷받침할 핵심 증거물인 태블릿PC가 최씨의 것인지를 놓고 최씨 측과 검찰이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이 태블릿PC를 최씨가 쓴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8일 사정당국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순실 의혹`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태블릿PC를 대상으로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 작업을 벌인 결과, 기기 속에 저장된 위치 정보가 실제 최씨의 동선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태블릿PC는 와이파이 전용 모델이 아니라 이동전화망을 이용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모델인데 여기에는 사용자의 위치 정보가 남아 있다.
검찰은 최씨의 항공권 구입·출입국 내역 등을 대조해본 결과, 최씨가 2012년부터 독일과 제주도 등지를 오갔고 그때마다 이 태블릿PC가 같은 장소에 있던 사실을 확인했다.
최씨는 이 무렵부터 승마 선수인 딸 정유라(20)씨의 훈련 준비와 사업 등 목적으로 독일을 여러 차례 드나들었다고 한다. 또 조카 장시호씨가 살던 제주도에도 자주 오갔다.
기기 속 위치 정보는 위도와 경도로 표시됐는데 오차 범위가 10m 이내로 정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씨의 태블릿PC 속에서는 2012년 6월 가족 식사 모임에서 찍은 `셀카`로 보이는 최씨 사진 여러 장 들어 있었는데 당시 이 기기가 서울 강남의 해당 중식당에 있던 사실도 확인됐다.
jtbc 등 일부 언론에 공개된 최씨의 `셀카`는 이 기기가 최씨 것임을 보여주는 강력한 정황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씨는 검찰에서 이 사진이 도대체 어떻게 이 태블릿PC에 들어갔는지 모르겠다면서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태블릿PC에는 베트남에서 유치원을 하는 최씨 조카 장승호씨 등 친인척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다수 남아 있다. 모두 그해 6월 가족 모임이 열린 강남의 중식당에서 촬영된 것들이다.
검찰은 당시 모임 참석자 일부도 소환해 이 태블릿PC로 최씨가 직접 사진을 찍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결과 이 태블릿PC는 대선이 치러진 해인 2012년 김한수 전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자신이 운영하던 마레이컴퍼니 명의로 개통해 고(故) 이춘상 보좌관에게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대선 캠프 시절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3인방`이 최씨와 함께 이 태블릿PC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무실이 아닌 선거 현장을 수시로 돌아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휴대성이 편리한 태블릿PC로 연설문 등 자료를 검토했다는 것이다.
안 전 비서관, 이 전 비서관도 검찰 수사에서 대선 캠프 시절 해당 태블릿PC를 최씨 등과 함께 써본 적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씨는 여전히 자신은 태블릿PC를 쓸 줄도 모른다면서 이번에 발견된 PC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씨 측은 향후 법정에서 공신력 있는 IT 전문가에게 해당 기기 분석을 맡기자고 주장해 이 기기가 최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보겠다는 계획이다.
최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태블릿PC는 최씨 것이 아니다"라며 "검찰이 최씨 소유로 단정하고 어마어마한 추궁과 압박 수사를 했지만 일관되게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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