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 김보성 영혼을 담아 싸웠다

입력 2016-12-30 08:32  

▲김보성이 테츠오 안면에 훅을 적중시키고 있다. (사진=스포티비 캡처)

졌지만 이겼다.

배우 김보성이 로드FC 데뷔전에서 명승부를 펼쳤다.

김보성은 10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샤오미 로드FC 035 웰터급 경기서 콘도 데츠오(일본)와 접전을 펼쳤으나 1라운드 눈 부상으로 기권했다.

영혼을 담은 명승부였다.

김보성은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팔각링에 올랐다. 1라운드 시작부터 왼손 훅을 적중하며 배테랑 테츠오를 몰아붙였다.

테츠오는 유도가문 출신이다. 10년 동안 유도 선수로 활약하다가 2012년 종합격투기(MMA)에 데뷔했다. 통산전적은 17전 3승14패다. 그래플링에 강하며 타격도 수준급이다. 분명히 김보성이 맞서기 벅찬 파이터였다.

그러나 김보성은 물러서지 않았다. 데뷔전에서 파이팅 넘치는 경기로 테츠오를 당황케 했다. 연타 펀치로 테츠오를 그로기까지 몰고 갔다. 상대의 암바 공격도 풀어내는 등 불굴의 정신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난타전 과정에서 눈 부상으로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할 수 없었다. 테츠오의 스트레이트가 김보성 오른쪽 눈에 얹혔다. 불운이었다. 김보성은 왼쪽 눈이 실명 상태라 오른쪽 눈으로 테츠오와 싸워야 했다.

경기 후 김보성은 “정말 죄송하다. 미안한 마음밖에 없다”면서 “오른쪽 눈을 맞는 바람에 완전히 보이지 않았다. 실명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격투기 선수의 벽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암 아이들을 위해 이기고 싶었는데 죄송하다. 용기와 희망을 드리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죄송하다. 정말 죄송하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김보성은 대전료와 파이트머니 전액을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했다.

김보성과 명승부를 펼친 테츠오는 “그의 쾌유를 빈다”면서 “정말 열심히 싸웠다”고 경의를 표했다.

팬들도 "졌지만 이겼다" "김보성은 진정한 남자다" "눈 부상 빨리 왠쾌되길" "진심으로 존경한다" "영혼을 담은 경기였다"등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편, 김보성은 안와골절 진단을 받았다. 눈뼈가 골절된 상태로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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