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외교관 A부터 Z까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칠레 외교관을 모두 철수시켜야 한다는 격앙된 목소리마저 나온다.
칠레 외교관이 현지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것으로, 이번이 처음은 아닐 것이라는 목소리가 현지에서 확산되고 있다.
칠레 주재 공관에 근무하는 한 한국 외교관이 현지 미성년자를 성추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따르면 칠레의 한 방송사가 지난 15일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En Su Propia Trampaㆍ자신의 덫에 빠지다) 예고편을 게시했다.
예고편에는 한국 외교관이 미성년자에게 성적인 표현을 하며 목을 끌어안고 입맞춤하려는 모습은 물론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미성년자의 손목을 잡고 강제로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장면 등이 실렸다.
심지어 해당 방송사 관계자가 `함정 취재`(몰래 카메라)를 통해 성추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찍었다는 사실을 알리자 이 외교관이 `포르 파보르`(Por favorㆍ제발 부탁한다)를 연신 내뱉으며 허리를 숙여 사정하는 모습도 담겼다.
앞서 외교부는 공공외교를 담당하는 해당 외교관이 지난 9월 14살 안팎의 현지 여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성추행으로 볼 수 있는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첫 피해 여학생의 제보를 받은 현지 방송사가 다른 미성년 여학생에게 의뢰해 해당 외교관에게 접근시켜 함정 취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현지 교민 사회 등은 이번 사건이 중남미에 부는 한류 바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칠레를 비롯한 중남미에서는 한국의 케이팝과 드라마 등의 인기가 높아 청소년을 중심으로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을 정도다.
예고편 댓글에는 "한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강의를 들었을 것"이라며 한국을 비하하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일부 교민은 한국인으로서 대신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3천여 명으로 추산되는 칠레 교민들은 `나라 망신`이라는 반응과 함께 앞으로도 현지에서 생활해야 하는 교민사회에 불똥이 튀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날 현재 60만 명이 예고편 동영상을 시청했으며 800개가 넘는 댓글이 붙었다. 공유 횟수는 3천 회를 웃돈다. 본방송은 이날 밤 방영된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복무 기강을 철저히 확립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우리 공관원의 불미스러운 행위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재외공무원 복무기강, 특히 미성년자 대상 성추행과 같은 중대 비위에 관해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는 입장하에 철저한 조사 및 법령에 따른 엄정한 조치를 신속히 취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외교부는 외교관이 임지에서 현지인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추행 의혹을 일으킨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칠레 측과 후속조치 등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통해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외교부는 칠레 정부 측과도 고위급 접촉을 해가며 긴밀한 협의하에 사건을 처리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칠레 검찰 당국은 이번 사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외교부는 현지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대응하고 있고 앞으로도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외교관은 변호인을 통해 현지 검찰에 진술서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외교부는 이 외교관을 조만간 국내로 소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해당 외교관이 현지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유도하되, 외교관에 주어지는 면책특권을 포기토록 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은 주칠레 대사는 20일(현지시간) 피해 학생들과 가족에 대한 사과와 한국에서의 철저한 조사 및 엄정 조치를 약속하는 사과문을, 또 현지 한국 교민들을 상대로 별도의 사과문을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해당 외교관의 직무를 이미 정지하고 감사에 착수했으며, 귀국하는 즉시 유관기관 전문가와 신속한 조사를 통해 형사고발을 포함한 법적 조치와 함께 중징계 의결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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