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증권사 우발채무 '철퇴'

<앵커>

금융당국이 증권사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인 부동산 PF, 즉 프로젝트파이낸싱의 우발채무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더 쌓으라고 지시했습니다.

증권사 재정 건전성을 위해 바람직한 방안이지만 현재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규제가 과하다는 입장입니다.

임동진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앞으로 증권사들은 우발채무에 대한 충당금을 추가로 더 적립해야 합니다.

금융위원회는 초대형 투자은행에 대한 건전성 규제를 새롭게 개편하면서 증권사의 대출자산에 대한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현재는 위험진행 채권인 고정등급 이하의 우발채무에 대해서만 충당금을 쌓으면 됐지만, 앞으론 모든 우발채무에 대해서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 게 핵심입니다.

구체적으론 이르면 내년 7월부터 채무보증 업무를 하는 증권사들은 정상 등급의 대출채권에 대해서도 0.85% 수준의 충당금을 쌓아야 합니다.

위험 감지 채권으로 분류되는 요주의 등급의 대출채권에 대해서도 7%의 충당금 적립률이 적용됩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로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가능성이 큰 만큼, 증권사들에게 최소 2천억원을 추가로 적립하게 해 우발채무를 관리·감독하겠다는 게 금융위의 복안입니다.

실제 현재 국내 증권사의 우발채무 규모는 22조6천억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급보증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09년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증권사의 건전성 악화를 사전에 막겠다는 의도지만, 중소형 증권사의 입장에선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가뜩이나 시장금리가 올라가 채권운용 부문에서 큰 폭의 적자를 본 상황에서 추가로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화인터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증권사의 건전성을 강화하게 되면 증권사는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 그만큼 거기에 따른 비용요소가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다. 증권사의 수익성이 안그래도 나빠지는 상황에서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비용요소가 증가할 우려들이 있기 때문에.."

한편, 금융위는 규정 개정안을 통해 자산총액 1천억원 이상인 증권사에 연 2회 이상의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도 의무화하기로 했습니다.

한국경제TV 임동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