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풍향계] 카카오스토리가 SNS 마케터에게 외면받는 이유

지수희 기자

입력 2016-12-2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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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스토리가 SNS 마케터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27일 SNS 마케팅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기업이 디지털 마케팅 채널 가운데 카카오스토리의 운영을 중단했거나 조만간 중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토종 SNS의 하락세가 씁쓸하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11월 기준 카카오스토리의 월간 순 이용자 수는 1,350만 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150만 명 감소했다. 카카오스토리가 가장 많이 성장했던 2014년(순 이용자 수 약 1900만 명)과 비교하면 2년 새 30% 이상 이용자가 줄었다.

◇ 소극적이고 지속성 없는 이용자 분포

2014년 SNS 채널 운영을 검토하던 한 기업은 시작단계에서 카카오스토리를 제외시켰다. 2014년은 카카오스토리의 인기가 정점을 찍던 시기였지만 이 기업은 성장세가 지속되지 않을 걸로 판단했다.

해당업체의 관계자 A씨는 "카카오스토리의 주 이용자가 대부분 30대 이상 주부인 탓에 젊은층 보다 SNS 활동이 적극적이지 않고 지속성도 부족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1월 기준 카카오스토리의 13~24세 이용자 비중은 단 4.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39세 비중은 26.5%, 40~49세 비중은 30.5%, 50~59세 비중이 21.9%로 조사됐다.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로 브랜딩하려는 기업에게 카카오스토리는 너무 올드한 채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진=2016년 11월 카카오스토리 순 이용자 인구통계 분포 / 자료=닐슨코리아)

◇ 효율적이지 못한 광고 집행.."측정도 불가"

카카오스토리 운영을 축소하기로 결정한 SNS 마케터 B씨는 "광고 효율을 측정할 수 없는 점 또한 마케터들이 카카오스토리를 외면하게 된 이유"라고 말한다.

B씨는 "페이스북의 경우 광고 집행 후 페이지 조회나 좋아요가 얼마나 늘었는지, 도달이나 게시물 참여가 얼마나 상승했는지 관리자가 <인사이트>를 통해 파악할 수 있지만 카카오스토리는 팬들이 보는 것과 똑같은 화면에서 좋아요 수가 얼마나 늘었는지 정도만 알 수 있을 뿐"이라며 "광고를 하고도 얼마나 효용이 있었는지 파악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또 "광고를 집행할 때에도 페이스북처럼 타깃이 세분화돼 있지 못하고 연령과 성별, 관심주제 등 가장 기본적인 분류밖에 할 수 없어 우리의 콘텐츠가 도달해야 하는 타깃을 명확히 구분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초창기 카카오스토리에서 광고를 집행해 본 경험이 있는 C씨는 "광고를 요청하고 승인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광고가 나가야 하는 시점을 놓친 적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C씨는 "페이스북의 경우 광고 승인을 요청하면 단 몇 시간 안에 승인이 될 뿐 아니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도 조언해 주지만 초창기 카카오스토리는 승인받는 데만 며칠이 걸렸다"며 "승인이 늦어져 광고가 제때 집행되지 못한 이후로 카카오스토리에 절대 광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시대에 뒤떨어지는 `알고리즘`

마케터 D씨는 알고리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좋아요, 댓글, 공유)를 계속해서 피드 상단에 노출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바이럴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스토리는 단순히 시간 순서에 따라 노출돼 아무리 콘텐츠가 좋아도 시간이 지나면 다른 콘텐츠에 밀려나 버리고 만다.

D씨는 "콘텐츠를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기업들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보다 좋은 콘텐츠가 계속 회자되는 것이 투입된 비용과 시간대비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스토리의 알고리즘 문제는 이미 초창기부터 제기돼 왔다.

전화번호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탓에 내가 친구를 맺고싶지 않은 사람과도 어쩔 수 없이 관계를 맺게 되고 그러다보니 게시물을 올리는데도 소극적이다.

혹자는 이를 `시어머니 효과`, `부모님 효과`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친구신청을 하면 차마 거절할 수 없는 사람들과 말하고 싶지 않은 사생활을 공유해야 하니 스스로 자기검열 후 콘텐츠를 올리다가 결국 포스팅을 중단하고 만다는 것.

하지만 페이스북은 친구를 맺더라도 내가 소통하는 친한 친구가 아니면 내 피드가 상대방에게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

SNS에 정통한 E씨는 "SNS는 관계를 확장하며 성장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에서도 페이스북이 크게 성장하면서 10대들은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잘 하지 않는 대신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챗으로 옮겨가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E씨는 "다만 미국의 10대들이 여전히 페이스북을 통해 정보를 얻는 이유는 내가 읽고 싶거나 나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아주 잘 골라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 올해 론칭한 카카오스토리의 신규서비스)

올해 위기감을 느낀 카카오는 카카오스토리의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지난 7월 `소소한 이야기`라는 콘셉트로 카카오스토리 서비스 시작 이후 처음으로 TV광고를 하며 서비스 알리기에 나서는 한편 10월에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며 16명의 스토리텔러를 선정해 변화를 꾀했지만 사용자를 늘리는 데 실패했다.

한 SNS 마케팅 전문가는 "페이스북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개발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며 페이스북 수준의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카카오스토리가 지금과 같은 콘셉트를 유지한다면 카스 사용자는 점점 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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