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사자성어' 입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내년 해를 바라보는 마음을 싫어 사자성어를 만들곤 하죠? 대표적인 게 우리 사회의 지성인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 교수님들이 만드는 교수신문이 정하는 사자성어가 늘 회자되곤 합니다.
교수신문이 정한 올해의 사자성어가 군주민수입니다. 백성은 물, 군주는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올해의 정치상황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는 겨죠? 국민이 권력자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권력이 국민의 눈치를 보는 정상으로의 복귀를 이 네 글자가 대변하는 것이겠지요.
공감이 가면서도 너무 어렵고 추상적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한문에 깊은 조회가 있지는 않습니다만 매년 이런 사자성어가 발표될 대마다 이분들은 일부러 어려운 사자성어를 고르는가 보다 합니다. 쉽고 딱 보면 무슨 얘긴지 알 수 있는 말도 많을 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저도 내년 우리 경제, 우리 증시를 한마디로 대변할 수 있는 사자성어를 만들어봤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풍전등화, 각자도생, 일모도원…… 해는 저무는 데 갈 길은 멀다 라든지 여리박빙… 살얼음판을 밟듯 매우 위험하다는 뭐 이런 부정적이고 위기론적인 사자성어를 예상하실 텐데요. 아닙니다.
제가 떠올린 네 글자는 어리둥절입니다. 뭔 얘기냐고 어리둥절하시겠지만요, 내년 경제 그리고 우리 주식시장 모두 어리둥절한 결과치가 나올 겁니다.
첫째, 우리 경제 지표 어리둥절할 겁니다. 그렇게 안 좋다고들 했는데 우리 경제, 지표상으로 올해 보다 좋게 나올 겁니다. 수출은 증가세로 반전할 거고 성장률도 예상하고 걱정하는 2%대 초 중반 보다 좋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적어도 지표상으로는 말입니다.
달러당 1,200원 하는 환율, 50달러 선을 넘어선 국제유가, 트럼프의 적극적 경기부양,중국 공급사이드 구조조정…. 우리 기업 특히 수출 기업들의 환경은 1년 전 보다 훨씬 좋습니다.
우리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역사적 고점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더 어리둥절할 경제 상황은 체감 경기는 전혀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수출 대기업들의 경기와 중소기업, 자영업, 중산층 이하 가계가 느끼는 체감 경기는 천양지차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러면 안 되는 데 하면서 어리둥절 할 것입니다.
주식 시장도 어리둥절할 것입니다. 기대하지 않은 강세장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 이른바 야성적 충동이 발현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야성적 충동, Animal spirit, 케인즈가 한 말이죠? 인간의 경제활동의 상당 부분이 야성적 충동에 의해 좌우된다고 했습니다. 미국 경제와 자본시장은 내년에 합리적인 판단 보다는 당분간 야성적인 충동에 몸을 맡길 가능성이 많아 보입니다.
우려가 기대로 바뀌는 순간 낙관론이 팽배해지고 그 낙관은 뒤처지지 않으려는 불안감을 낳고 누구도 먼저 배에서 내리려고 하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지금 미국 시장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이 성과를 누린 사람들은 은행, 거대 자본가, 실리콘 벨리의 첨단 엔지니어들 입니다. 대부분의 미국 사람들에겐 딴 나라 얘깁니다.
트럼프와 그의 동료들은 이 짜릿한 맛을 대부분의 미국 사람들에게 나누어 맛 보게 하는 정책들을 펼 겁니다. 언젠가 터질지 모르는 풍선을 힘껏 불어댈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 주식시장도 오랫동안의 박스권을 뚫어 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이동이 있을 겁니다. 부동산으로 몰렸던 돈들의 일부가 주식시장을 노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다들 주식으로 돈 번다는 데 나만 왜 이렇지 하고 어리둥절하실 겁니다. 잘못 선택한 포트폴리오는 그대로 회복하지 못하고 철저히 차별화된 장세에 또 어리둥절하게 될 겁니다.
모쪼록 어리둥절하지 않고 내년 장세에 승리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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