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핑> '노후의 보루' 국민연금…국정농단 동원 '의혹'

김종학 기자

입력 2016-12-28 08:49   수정 2016-12-28 09:35



● 투자의아침7 <이슈브리핑>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이 오늘 새벽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자 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문 전 장관은 어제 오전 특검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지만, 피의자 신분을 전환한 뒤 긴급 체포됐습니다.

특검팀이 공식 수사에 착수한 뒤 피의자 신병을 확보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당시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특검팀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진수 보건복지비서관, 문 전 장관으로 지시가 전달됐다고 보고 국민연금에 압력을 가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미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은 배임 혐의 피의자로 소환 조사하면서 사법 처리 대상에 올랐고, 홍 전 본부장을 통해 보건복지부가 당시 의결권행사과정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연금은 작년 7월 옛 삼성물산 합병에 앞선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대신 투자위원회를 열고 위원 12명 가운데 8명의 찬성으로 합병에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국민연금은 이뿐만 아니라 올해 주가지수 복제율을 강제한 가이드라인을 도입했다가 6개월 만에 폐지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습니다. 중소형주 급락과 코스닥 시장이 연저점까지 추락하는 동안 수급을 위축시킨 원인을 제공한건데 내년부터 제도 선진화를 내세워 규정을 바꾸기로 한 겁니다.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현재 545조, 30년이 채 안되는 기간 세계 3위의 초대형 연기금으로 급성장했지만 정치적 외압, 비전문적인 감독기구 구성의 모순된 구조를 여전히 고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수익률은 나쁘진 않습니다. 국민연금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작년 수익률은 3.6%, 2008년을 제외하면 한 번도 손실을 입은적이 없습니다. 올해는 연기금에 유리한 대형주 장세가 연출된 덕분에 국내 주식에서만 무려 7.5%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민연금이 7% 수익률을 낸건 2012년이니까 4년 만에 최대규모입니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으로 6조원, 포스코, SK하이닉스, 네이버. 현대중공업 올해들어 주가가 크게 오른 이들 종목에서 대거 평가차익을 거뒀습니다. 채권평가 손실을 감안해도 중소형주 쏠림이 완화되면서 이익을 연기금이 대거 가져간 셈이 됐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만큼 급성장한 국민연금. 국민 노후자금 운용에 선방하고 있지만 뒤집어 보면 그 여파로 펀드 투자자, 운용사들은 어느때보다 힘겨운 한해가 됐습니다. 연금의 투자 성적표는 상위권을 지켰지만, 운용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이번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를 지켜보는 시장 참여자, 연금 납입자, 국민들의 신뢰까지 되찾아야할 더 어려운 과제를 국민연금이 떠안게 됐습니다. 이슈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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