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오색케이블카 사실상 무산…양양군 '허탈' vs 환경단체 '환영'

입력 2016-12-28 21:03  



강원도와 양양군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사실상 무산돼 양양군과 지역주민들이 허탈해하고 있다.

반면 케이블카 설치를 지속적으로 반대해온 환경단체는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28일 양양군이 신청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문화재 현상변경안을 부결 처리했다. 케이블카 건설공사와 운행이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악산은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171호)으로 지정돼 있어 문화재 보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를 할 때는 문화재위원회의 허가가 필요하다.

이로써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사실상 추진이 어렵게 됐다.

양양군이 문화재청에 이의를 신청하거나 노선을 완전히 바꿔 다시 추진하는 방안이 있을 수도 있으나 그동안의 진행 상황으로 볼 때 이 또한 어려울 것으로 보여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양군청 관계자는 문화재위의 부결 처리와 관련, "앞으로의 계획 등 입장 정리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케이블카 심의가 부결되면서 케이블카 유치 위원회를 구성하고 원정시위까지 벌인 양양지역 주민들은 허탈해했다.

주민들은 29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대응방안 등을 모색하기로 했다.

케이블카 유치에 앞장섰던 정준화 양양군번영회장은 "주민들이 성금을 모아 원정시위까지 벌이면서 조건부 승인을 받아온 케이블카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무산된 데 대해 당혹스럽다"며 "케이블카 사업을 성사시키지 못한 공무원들과 지역의 정치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케이블카 사업을 꾸준히 반대해온 시민들과 환경·사회단체는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을 반겼다.

박그림 녹색연합공동대표는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환영한다"며 "설악산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인정받고 후세들에게 설악산을 온전하게 물려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양군이 추진해온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서면 오색리 466번지와 산 위 끝청(해발 1천480m)을 잇는 노선으로 총 길이는 3.5㎞이다.

지난해 8월 28일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조건부로 승인했다.

당시 환경부는 양양군이 당초 제출한 사업 원안 가운데 정상부 탐방로 회피대책 강화방안 강구, 산양 문제 추가조사 및 멸종위기종 보호 대책 수립, 시설 안전대책 보완(지주 사이의 거리, 풍속 영향) 등 7가지 부분을 보완할 것을 전제로 사업안을 가결·승인했다.

이에 따라 양양군은 2차례에 걸친 주민공청회를 통해 작성한 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와 경제성 보고서 조작 시비를 비롯한 각종 의혹과 환경단체의 고발, 국비확보 실패 등에 휘말리며 논란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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