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남성 해군, 여군 숙소에 몰래 찍어 알몸 영상 유포

입력 2016-12-30 10:29  



칠레에서 동료 여성 해군의 방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사생활을 촬영한 뒤 소셜미디어에 유포한 병사들이 덜미를 잡혔다.

29일(현지시간) 일간 에스트레야 데 발파라이소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칠레 국방부는 알미란테 린치 소형 구축함에 승선한 해군 병사와 임관되지 않은 장교 등 8명의 `도둑촬영`(도촬)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선상에 오른 5명은 몰래카메라를 여성 해군들의 방에 설치한 뒤 촬영된 영상을 왓츠앱에서 공유하고 다른 소셜미디어에도 유포한 혐의다. 3명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보고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도촬된 영상에는 6명의 여성 병사와 비임관 여성 장교들이 자신들의 숙소에서 속옷을 입거나 알몸으로 돌아다니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런 사실은 해당 구축함에 대한 스파이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조사관들은 여성 병사들의 방은 물론 다른 전략적 위치에 정교하면서 복잡한 촬영장비들이 설치된 것을 확인했다.

여성인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트위터에 "용인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난하며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끝내자"고 촉구했다.

호세 안토니오 고메스 국방부 장관은 "그간 여성을 군에 통합시키려고 많은 노력을 해왔다"면서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군사법원에 회부돼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피의자들은 최대 징역 5년형에 처하거나 불명예제대를 하게 된다.

칠레는 여성에 대한 차별 관행이 뿌리 깊은 나라다. 낙태는 어떤 상황에서도 불법이다. 이혼도 2006년에서야 합법화됐고,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도 낮다.

최근에는 칠레 제조ㆍ서비스 수출 협회가 송년 파티에서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루이스 펠리페 세스페데스 경제장관에게 공기 주입식 성교인형을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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