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② 폭탄맞은 인쇄소 거리와 사라진 화환

유오성 기자

입력 2017-01-04 17:29  



    <앵커>

    이처럼 김영란법은 유통가 뿐만 아니라 기업문화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회사직원들의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 제작하던 사보가 사라지고 인사철엔 난이나 꽃 선물을 찾아볼 수 없게 됐는데요.

    이 때문에 인쇄나 화훼업체 등 관련 업종 종사자들이 울상입니다.

    유오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인쇄소 거리입니다.

    달력과 사보 제작 등 일감이 쏟아져야 할 시기지만 거리엔 진작 인쇄가 끝났어야 할 종이가 쌓여있습니다.

    기업 출간물이 많을 경우 언론사로 규정돼 규제의 대상이 될 우려가 있어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사보를 줄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류혜경 / 우연프린팅 실장

    이런 상황이 계속 된다면 인쇄소들이 많이 문을 닫을 수도 있겠죠. 지금 현재도 엄청 어려워요. 사실 성수기인데 지금 성수기 아닌 비수기를 겪고 있어요

    이 같은 분위기는 화훼업계에도 이어졌습니다.

    김영란법이 공무원이나 언론인, 교사들을 대상으로 10만원 이상의 경조사비 제공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꽃이나 난 등 축하의 의미를 담고 있던 기존의 선물 문화는 줄고 있는 상황.

    [인터뷰] A 회사 팀장

    (과거) 요즘 같은 인사철엔 성의표시로 조그마한 선물들이 들어왔는데 요즘엔 법 때문인지 난 같은 것이 전혀 안들어옵니다.

    일각에선 부담이 줄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화훼업계는 울상입니다.

    [인터뷰] 주인숙 / 주플라워 사장

    많은 영향과 타격을 받고 있는데, 비율로 보면 한 30~40% 그 정도가 격감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김영란법이 대학원 논문심사비와 외부 강연료도 규제하고 있어 지적가치를 지나치게 폄하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B 대학 교수

    심사나 학회 등을 갈 때 학교에 일일히 보고해야 하는 게 귀찮아진 면이 있습니다.

    내수경기를 나타내는 지표인 민간소비 전망은 올해 2퍼센트 대 아래로 떨어지며 지난해보다 더 나빠지는 상황.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마련된 법안이지만, 내수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가는 모습입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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