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100일] '수입산 판치고 식당은 썰렁…우려가 현실로'

정경준 기자

입력 2017-01-04 18:01  



    <앵커>

    부정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이 오는 5일로 시행 100일을 맞습니다.

    법 시행을 둘러싸고 기대 못지 않게 우려감 역시 적지 않았던게 사실인데요, 정경준 기자가 유통가와 식당가 분위기를 살펴봤습니다.

    <기자>

    설 명절 선물세트 판매가 한창인 유통업계.

    통조림과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해 치약, 샴푸 등 각종 생활 선물세트들이 고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입니다. 부정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설 명절인데요, 지금 보시는 것 처럼 5만원 미만 상품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수 홈플러스 가공류 담당 매니저

    "1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한우선물세트를 대체하기 위해 5만원 미만 수입산 소고기로 만든 샤브샤브 세트를 준비했고, 지난해 약 170종이던 5만원 미만 세트를 30% 가량 확대해 230종으로 늘렸습니다."

    선물 상한선 5만원 미만을 맞추기 위해 한우는 수입육으로 교체됐고, 조기는 마릿수와 크기가 줄었습니다.

    정육을 비롯해 수산물, 청과 등의 선물세트도 온통 수입산으로 대체됐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호주산 소고기로 구성된 구이용 선물세트를 4만9천원에 선보이는 등 이번 설 명절 수입산 선물세트 품목 수를 지난해 설과 비교해 50% 이상 확대했습니다.

    특히, 수입산 선물세트는 최근 들어 매출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한발 더 나아가 백화점업계 최초로 5만원 미만 설 선물세트에 대한 무료배송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품 단가를 맞추기 위해 국산 설 명절 선물세트가 대거 수입산으로 대체되면서 당초 우려됐던 국내 농축산업계의 타격은 현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각종 원부재료 가격 상승에 이어 김영란법 여파까지 더해진 일부 식당가는 고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영 한정식집 사장(서울 광화문 소재)

    "계속 이대로 간다면 저희도 이제 생각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업종 변경을 생각도 해보고 가격도 낮춰서 해볼려고도 생각하는데, 인건비와 이에 맞질 않거든요"

    김영란법 시행 100일.

    설 명절 선물세트 시장에선 수입산이 활개를 치고 가뜩이나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원부재료 가격 상승과 맞물려 음식업계의 어려움은 한층 가중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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