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훈풍이냐 북풍이냐' 입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이 2주 가량 남았군요. 통상 우리 대통령도 당선자 시절에 기업인들이나 경제 단체장들과 상견례를 겸한 회합을 합니다. 4년 전 이맘때 박근혜 대통령도 당선인 신분으로 기업인들을 만났는데 자영업 하시는 분들, 중소기업 하는 분들, 전경련을 비롯한 대기업 이런 순으로 만났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저도 자영업,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적인 배려가 이어질 걸로 본다는 논평을 한적이 있었는데 얼마 안 지나 그 회합의 순서가 어쩌면 정책의 우선순위와 역순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요즘 미국 기업인들 바쁩니다. "GM이 멕시코에서 만든 셰비 크루즈를 국경 넘어 미국내 판매점으로 보낼 때 세금을 내지 않는다. 미국에서 만들던가 아니면 많은 국경 세금을 내라." 바로 트럼프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입니다. 대통령 취임을 앞둔 사람의 SNS글이란 말입니다.
그럼 과연 몇 대의 셰비 크루즈가 무관세로 국경을 넘어 올까요? 작년에 미국에서 팔린 크루즈 19만 대 중에 멕시코로부터 수입한 건 2.4%인 4,500대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국 소비자들은 모든 크루즈가 다 멕시코에서 온다고 생각하죠.
물론 트럼프는 그 숫자를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른체하고 트윗을 날리는 목적은 딱 한가지입니다. 미국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켜서 미국 기업들이 공장을 더 이상 멕시코를 비롯한 해외로 못 나가게 하고 더 나가 해외에 나가있는 공장마저도 미국으로 옮겨오라고 압력을 넣는 겁니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도 재임기간에 리쇼어링 즉, 미국 기업의 제조업 공장 이전정책을 썼죠. 세금을 낮춰주고 보조금도 줬습니다. 하지만 해외에 있는, 특히 멕시코처럼 자유무역협정이 되어있는 나라에서 수입되는 자국 브랜드에 대해 세금을 물린다는, 그야말로 무역정책의 근간을 뒤집는 짓은 하지를 않았죠.
우리나 미국이나 대통령이 얘기하면 통하나 봅니다. 일단 포드가 멕시코에 공장을 지으려는 계획을 포기하고 미시간주에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를 했고 에어컨 제조업체인 캐리어도 인디애나주의 공장을 멕시코로 옮기려던 계획을 백지화했습니다.
트럼프는 결국 미국의 일자리를 지켜냈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 겁니다. 결국 GM도 미국 어딘가에 공장을 짓겠다는 발표를 하게 될 겁니다.
기업인들은 속이 부글부글 끓겠죠? 심지어 정치권에서 조차 트럼프의 이런 강짜는 자유 시장 경제를 헤치는 잘 못된 정책이라고 비난을 합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아예 신경을 안 씁니다. 오히려 대통령이 되면 딱 2가지 원칙만 지킬 거라고 공언합니다. 첫째가 미국산 제품을 사고 둘째가 미국 사람을 고용하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트럼프가 무섭습니다. 미국 현지의 지인들과 연말연초에 인사도 할 겸 통화를 하면서 일관되게 들은 건 어느 대통령의 취임 때 보다 기대가 크다는 것입니다. 미국 경제 지표가 좋다고 하는데 정말 체감 경기는 아니다. 부자들만 더 잘살게 된 거다. 중산층 이하 서민들의 삶의 질을 트럼프가 높여 줄 거다라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겁니다.
트럼프는 이런 대다수 미국 사람들의 민심을 제대로 읽어내고 있는 겁니다. 워싱턴 정가 출신들은 도저히 알 수가 없는 걸 이 정치권의 아웃사이더는 간파하고 있는 겁니다.
미국 경기는 당분간 더 좋아질 겁니다. 아랫목의 온기가 윗목까지 조금씩 퍼져나갈 겁니다. 그 끈이 어찌될지는 몰라도 트럼프 임가 전반부의 경제 정책은 분명 체감 경기를 좋게 하는 정책으로 일관할 거고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겁니다.
문제는 이 경기회복의 훈풍과 트럼프의 자국 산업 보호라는 북풍한설 중에 어떤 쪽이 우리 경제에 더 빠르게 영향을 미칠 거냐가 올 한해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입니다.
저는 훈풍에 대한 기대를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말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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