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요건 득과 실②]미국 적자기업 상장 vs 국내 적자기업 상장

박해린 기자

입력 2017-01-05 16:55  

<앵커>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은 적자기업의 상장이 활발히 이뤄져 왔습니다.
하지만 적자기업 상장 이후 변화는 우리나라와 상당히 대조적인데요.
박해린 기자가 짚어봅니다.
<기자>
미국의 나스닥시장은 기업의 규모와 특성에 맞게 글로벌 셀렉트 마켓, 글로벌 마켓, 캐피탈 마켓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상장 요건을 요구하는데요.
이 중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캐피탈 마켓의 경우 자기자본 기준과 유통시가총액, 유통주식수 등의 요건만 충족하면 적자기업도 상장 가능합니다.
현재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전체 기업 중 적자 상태에서 상장한 기업은 절반을 넘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미국의 전기차 회사 테슬라입니다.
테슬라는 2010년 6월 상장 당시 2억 607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100억 원의 적자 상태였는데요.
나스닥에 상장해 약 2억 달러의 자금을 공모한 테슬라는 현재 연 매출 80억 달러를 뛰어넘는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중국 IT기업 바이두도 마찬가지입니다.
2005년 바이두도 적자 상태로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는데요.
상장 당시 8660만달러의 자금을 공모한 바이두는 이를 기반으로 회사를 키워나갔고, 현재 시가총액 약 60조 원에 달하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지난 2005년 기술특례상장제도가 도입된 이후 이 제도를 통해 상장한 기업은 바이로메드로고스바이오, 신라젠 등 총 37개에 불과합니다.
주가 수익률 역시 초라합니다.
37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21개 기업의 현재 주가가 더 낮고, 심지어 상장 이후 73%나 주가가 하락한 기업도 있습니다.
기술특례상장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5년도에 상장한 기업을 보면, 상장 이후 1년 평균 주가 수익률은 -57.89%를 기록했습니다.
기술특례상장제도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에 상장한 기업의 전체 평균 주가 수익률도 -10.04%로 극히 저조한 실정입니다.
기술력을 앞세워 증권시장 입성에는 성공했지만, 기업 실적이나 주가 수익률 면에서 보면 미국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는 셈입니다.
한국경제TV 박해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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