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 체감경기 '외환위기 수준'…"올해 허리띠 졸라맨다"

임원식 기자

입력 2017-01-09 11:00   수정 2017-01-09 11:23


국내 제조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외환위기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여느 때보다 올 한 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맬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천4백여 제조기업들을 대상으로 올해 1분기 경기전망지수 , BSI를 조사한 결과 지난 분기보다 무려 18 포인트 떨어진 68로 집계됐습니다.



<그림>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추이


이는 IMF 외환위기가 터진 뒤 61과 75 사이를 오갔던 지난 1998년과 비슷한 수치로, BSI가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걸로 내다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합니다.

이번 결과에 대해 설문조사에 응한 기업 5곳 가운데 2곳 이상이 `정치 갈등에 따른 사회 혼란(40.0%)`을 대내적 이유로 꼽은 가운데 `자금 조달 어려움(39.2%)`과 `기업관련 규제(31.6%)` 등을 차례로 들었습니다.

또 대외적 이유로 역시 5곳 가운데 2곳 이상이 `중국 성장률의 둔화(42.4%)`를 최우선으로 꼽았고 이어 `세계 보호무역주의 확산(32.3%)`과 `미국 금리인상(28.4%)`, `환율변동성 확대(24.0%)` 등을 들었습니다.

대한상의는 실제 "수출과 내수 모두 침체되면서 2010년 18.5% 수준이었던 제조업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마이너스 3.0%까지 떨어졌고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의 성장 둔화 등으로 자금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새해 시작에도 불구하고 경제 상황에 대한 제조기업들의 이 같은 부정적 전망은 올해 경영계획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입니다.

절반 이상(50.6%)의 기업들이 올해 경영방침을 `보수 기조`로 잡았다고 밝힌 가운데 구체적으로 65.1%가 `현 상황 유지`를, 17.5%와 17.4%가 각각 `기존 사업 구조조정`과 `대외위험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신규 채용에 있어서도 지난해보다 늘리겠다는 곳은 27.7%에 불과했고 절반 가까이가 `비슷하게 유지하거나 줄일 계획(49.4%)`이라고 밝혔으며 22.7%의 기업은 아직 채용계획도 세우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상황 타개를 위해서 응답 기업들의 55.7%는 `소비심리 회복`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꼽았으며 이어 `금융시장 안정화(41.6%)`와 `정치갈등 해소(36.3%)`, `규제개선(33.0%)` 등이 필요하다고 복수로 답했습니다.

무엇보다 기업들은 경제난 극복을 위해선 경제 주체들이 다시 한 번 소통하고 협력해야 할 때라는 데에 뜻을 모을 때라며 우리 경제의 해법을 위한 올해의 한자로 `통할 통(通)`자를 선정했습니다.

이어 공정을 뜻하는 `바를 정(正)`과 신뢰 회복을 위한 `믿을 신(信)`, 리더십을 바라는 `인도할 도(導)`, 화합과 협력을 뜻하는 `화할 협(協)` 등을 차례로 꼽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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