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공모펀드 시장에서의 이탈과 사모펀드 시장의 급성장으로 국내 자산운용시장이 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덩치 큰 회사를 사업부별로 분할해 쪼개는가 하면 아예 공모시장을 버리고 성장세가 커지고 있는 사모펀드 시장으로 옮겨가는 자산운용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김치형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연초 운용 자산규모로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이 사업부 2개를 떼내 독립회사로 분사시켰습니다.
인덱스펀드와 ETF 등 패시브와 채권 그리고 글로벌주식 등은 존속회사인 국내 주식을 전문으로하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삼성헤지자산운용을 신설한 것입니다.
삼성운용의 이 같은 사업부별 독립은 덩치를 키워 종합자산운용사로서 백화점식 영업을 하던 국내 자산운용업계에는 큰 변화의 신호입니다.
그간 자산운용업계의 덩치 즉 규모는 국내 연기금 등 기관 영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은 물론 해외에서도 낮은 한국 자산운용사의 입지를 보완하는 요소로 인식돼 왔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브렉시트 최근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까지 예기치 않은 대형 이벤트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이 같은 큰 덩치가 도리어 시장에 빠른 대응을 하는데 방해 요소가 된 것입니다.
미래에셋 역시 지난해 (구) 대우증권을 인수며 달려 온 KDB자산운용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합병하지 않고 멀티에셋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대체투자와 헤지펀드 등을 전문으로 운용하는 회사로 변화시켰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에는 신생에너지와 신기술산업에 투자하는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도 새로 만든 상태입니다.
미래에셋은 지난 2012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덩치를 키우겠다며 대체투자 중심의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합병한 바 있어 당시와 지금의 시장 상황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가늠게 합니다.
현대증권을 인수한 KB증권 역시 두개가 된 운용사를 합병하지 않고 그대로 존치시키거나 필요하다면 매각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공모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종합자산운용사로 이미 입지가 확고한 KB운용의 덩치를 더 키워봐야 큰 잇점이 없다는 판단에섭니다.
공모펀드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자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은 살길을 찾아 사모시장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미 13개 공모펀드 운용사가 사모펀드 전문운용사로 전환했습니다.
지난해에만 국내 사모펀드시장으로 50조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이들 사모펀드 전문운용사가 내놓은 한국형헤지펀드로도 4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습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새로 설립된 사모펀드 전문운용사가 70개가 넘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마치 양적으로 굉장히 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엄청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 양적팽창의 후폭풍으로 경쟁 밀린 운용사들이 줄줄이 퇴출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경제TV 김치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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