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현화, SNS 통해 심경고백 "사회의 많은 곳에서 여성은 소비되고 이용된다"

입력 2017-01-11 13:59   수정 2017-01-11 15:54


곽현화의 상반신 노출 장면이 있는 영화를 배우의 동의 없이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이수성 감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곽현화가 심경을 고백했다.
곽현화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침부터 문자 오고 전화가 왔다. 역시나 올 것이 왔구나 했다. 인터넷 실시간에 오르고 기사가 도배되고 좋지도 않은 소식이지만 무엇보다 더 이상 이걸로 실시간에 오르는 게 싫었다"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곽현화는 "그 사람은 거짓말 탐지기에서도 거짓말로 나오고, 그 사람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도 있고, 스태프 2명의 녹취도 증거로 제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거짓말 탐지기 결과는 참고용이고, 그 사람은 녹취는 내가 녹취하겠다는 의도하에 녹취했기 때문에 인정 안 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법정 소송으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곽현화는 “2년 전으로 시간을 돌려서 그때 상황을 떠올리겠다”며 “노출신은 찍지 않기로 했지만, ‘상황에 필요할지도 모른다. 나중에 빼달라면 빼주겠다. 편집본을 보고 현화 씨가 판단해라’는 감독의 구두 약속이 있었다. (이후) 편집 본을 보고 빼달라고 했으나 감독이 바로 대답을 않고 뜸을 들이자 나는 겁이 났다. 그래서 울면서 ‘빼주셔야 해요. 약속했잖아요. 제발 빼주세요’ 라고 말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녹취에서 감독이 스스로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길래 다 된 줄 알았다”며 상황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곽현화는 “억울하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대학교 다니면서 배웠던 여성학. 그때는 이런 게 왜 필요하지 했었다. 사회의 많은 곳에서 여성은 소비되고, 이용된다는 것. 그래서 여성이 처한 사회적 위치, 그 의미를 배우는 학문이 아직은 필요하다는 것. 사람을 믿는다는 게 나에게 쉽지 않은 일이 됐다는 것”이라며 “글을 쓰는 동안 많은 분들이 위로해주셨다. 저 이정도로 무너지지 않는다. 당당함 잃지 않고 열심히 살 것”이라고 글을 마쳤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주완 판사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무고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수성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계약 체결 당시 노출 장면을 촬영하지 않기로 했다면 이 씨는 곽 씨에게 갑작스럽게 노출 장면을 촬영하자고 요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실제로 이 씨는 이를(노출장면 촬영) 요구했고 곽 씨도 거부하지 않고 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 곽현화는 이수성 감독과 영화 `전망 좋은 집`을 촬영했다. 상반신 노출 장면은 찍지 않기로 했지만, 감독은 곽현화를 설득해 노출 장면을 촬영했다.
이후 곽현화의 동의 없는 노출 장면이 담긴 영화는 `무삭제 노출판` `감독판` 이름으로 IPTV 및 인터넷 파일 공유 사이트에 유료로 유통됐다.
이에 곽현화는 2014년 4월 이수성 감독을 고소했고, 이수성 감독 역시 "사전에 합의해 영상을 촬영했고 결과물의 모든 권리는 제작자에게 있다. 허위사실로 고소한 곽현화를 처벌해달라"는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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