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작심 독서실 내부 인테리어)
벽돌로 꾸며진 내부와 화려한 샹들리에, 고풍스러운 가구와 은은한 조명들은 마치 카페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이 공간은 다름 아닌 독서실이다.
교육컨설팅업체 아이엔지스토리가 내놓은 프리미엄 독서실 브랜드 `작심(Zaksim)`이 최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작심은 9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옥스포드대학교 보들리안 도서관의 디자인을 본 따 세계적인 석학들의 공부환경을 경험한다는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젊은 창업자들이 모여 시작한 작심은 지난해 6월 청주와 태안을 시작으로 9월 서울 목동에 4호점을 오픈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말까지 서울 대치동과 중계동, 여의도, 역삼동을 비롯해 용인, 안양, 대전, 부산 등 48호점까지 가맹 계약을 체결했다. 1호점 오픈 이후 단 6개월만의 성과다.
작심이 가진 경쟁력은 무엇일까?
◇ 경쟁사대비 최대 1.8배 낮은 투자비용
응답하라 1988에 등장했던 ‘자지마 독서실’같은 옛날 독서실이 고급화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초부터다. 토즈와 어썸팩토리, 그린램프라이브러리 같은 브랜드가 프리미엄 독서실 시장에서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작심은 후발 주자인 만큼 차별화가 필요했다.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은 가격 경쟁력.
프리미엄 독서실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금 회수 기간이 길다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에 강남구 아이엔지스토리 대표는 좋은 자재를 쓰면서도 가격을 낮추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프리미엄 독서실 업계 상위권인 A사의 창업비용은 1평당 400만원을 넘어선다. 그 외의 업체들도 1평당 280만원~36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작심은 업계 최저 수준인 230만원을 책정하고 있다.
강남구 대표는 "모 업체는 평당 가격 외에도 전자 기기 별도, 냉난방비 별도 등 추가 항목을 넣어 투자비용을 높이고 심지어는 기본 간판사이즈에서 10㎝만 늘어나도 추가 비용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작심은 인테리어와 냉난방기, 가구, CCTV, 공기정화 시스템 등 모든 것이 포함된 가격이어서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투자금 회수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달 내야 하는 로열티도 경쟁사에 비해 낮은 편이다.
작심에 따르면 경쟁사의 경우 38만~50만원 수준이거나 매출의 3~5%(부가세별도)를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작심은 75평(247.5㎡) 이하는 15만원, 75평 이상은 30만원 등 규모에 따라 다르게 책정했다.
가격을 낮다고 해서 인테리어 등 내부 시설이 결코 부실한 건 아니다.
실제로 작심은 워렌 버핏이 투자한 친환경 페인트 `벤지만 무어`, 친환경 흡음재인 `스카이비바`등 친환경 자재 뿐 아니라 넓은 책상과 시디즈 의자, 고순도 산소발생기, 아날로그 백색소음기 등을 설치해 학습자들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또 전력낭비를 최소화 하는 냉난방기와 특허 받은 개별 덕트 제어기를 활용해 최대 80%이상 전기를 아낄 수 있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고 있다.
강 대표는 "옛날 독서실의 창업비용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여기서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워지고 IT시스템을 적용했다고 해서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지지는 않는다"며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한 것이 아니라 본사와 가맹점주 모두가 이득이 되는 적정가격을 찾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 사진 = 기자와 인터뷰중인 강남구 아이엔지스토리 대표(왼쪽))
◇ 900년간 이어진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유지보수비용 ↓"
기존의 프리미엄 독서실 업체들은 대부분 최근에 유행하는 인테리어 콘셉트를 고수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작심은 과감하게 차별화를 꾀했다.
강남구 대표가 보들리안 도서관의 인테리어를 도입한 이유는 900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고풍스러움과 역사가 담겨있기 때문이었다.
강 대표는 "최근에 유행하는 디자인들은 5년, 10년이 지나면 구식이 되기 때문에 리뉴얼하는데 많은 비용이 든다"며 "최대한 오랜시간 동안 고급스러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과도한 리뉴얼비용의 발생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인테리어 방향을 결정하기까지 작심을 함께 론칭한 홍승환, 우태영 공동창업자들은 영국 옥스포드대학을 방문해 도서관을 둘러보고 직접 공부를 해보는 체험도 했다. 두 사람 모두 뉴욕대학교에서 공부중인 유학파인 만큼 작심독서실 곳곳에 해외 유수대학의 공부 환경을 적용시키려 노력했다.
이 때문에 작심에는 보들리안 도서관 같은 오픈형 공간 뿐 아니라 낮은 칸막이로 답답함을 없애면서도 서로의 학습내용은 보이지 않게 한 <옥스포드 룸>을 비롯해 칸막이가 얼굴 높이까지 가려지는 <케임브리지 룸>,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에서 영감을 얻어 완벽하게 분리된 학습공간 <시크릿 룸> 자신만의 작심을 적어 목표에 따라 학습할 수 있도록 `작심 보드`가 배치된 <작심룸>이 마련돼 있다.
(▲ 사진 = 작심 독서실 학습공간. 시계방향으로 보들리안 룸(왼쪽 위), 옥스포드 룸, 케임브릿지 룸, 시크릿 룸)
또 그룹 스터디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비롯해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휴게실과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작심카페`도 독서실 내에 마련돼 있다.
강 대표는 "사람마다 공부 스타일이 다르고 그 날의 기분에 따라 공부하고 싶은 공간도 달라지기 때문에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며 "특히 작심카페는 명문대학교의 카페테리아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전달 할 뿐 아니라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시간 소모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PB상품으로 `부가 매출` 기대
아이엔지스토리는 독서실 서비스에만 그치지 않고 가맹점주들이 추가 매출을 일으킬 수 있도록 PB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독서실에서 가장 많이 쓰는 학용품 종류를 비롯해 슬리퍼와 트레이닝복, 머그컵 등이 이미 출시됐고 총명탕으로 만든 마스크 팩이나 립밤 같은 학습과 관련된 제품도 개발이 완료돼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또 최근에는 커피브랜드 `작심커피`도 론칭했다. 카페테리아에서 판매되는 음료 역시 가맹점주들의 짭짤한 부가 수익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사진 = 작심 독서실 내 마련된 `작심카페`)
작심독서실 이용료는 목동점의 경우 21만 원~27만 원선, 지방은 13만 원에서 15만 원 선이다. 이는 임대료와 주변 상권 또 주변 독서실의 시세 등 철저한 분석을 통해 결정된다.
특히 매월 이용료를 지급하는 중고등학생 뿐 아니라 작심은 시간당 비용을 책정해 커피숍에서 조용히 공부하거나 업무를 처리하는 대학생과 일반인 들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목동점의 경우 첫 달 매출이 2천만 원 후반 대, 두 번째 달에는 1900만 원 정도를 기록했고 용인점은 첫 달 1천만 원 후반, 두 번째 달에는 1천만 원 중반대의 매출을 올렸다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작심은 올해 150호점까지 확장하는 것이 목표이며 개별 가맹점 뿐 아니라 학교 내 독서실이나 아파트 내 커뮤니티센터, 지자체 등에도 작심 브랜드가 진입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강남구 대표는 "단순 장소제공 뿐 아니라 학생들의 시간을 관리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현재 완성 단계에 있다"며 "추후에는 IT교육컨설팅업체의 장점을 살려 학생들의 학습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학습관리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유사 콘셉트업체 등장 등 리스크 상존…서비스 차별화가 관건
그렇다면 프리미엄 독서실 프랜차이즈 시장의 앞날은 장밋빛으로만 가득한 걸까.
동국대학교 외식프랜차이즈 전문가과정 주임교수를 맡고 있는 이홍구 창업피아 대표는 "프리미엄 독서실 프랜차이즈는 아직 포화상태에 이르지 않았고 적은 직원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면서도 "다만 비슷한 콘셉트의 후발 주자가 또 생기면 상권을 나눠가져야 하는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홍구 대표는 "예를 들어 대왕카스테라의 경우 5개월 만에 47개의 상호가 생기고 전국에 208개의 점포가 생겼다"며 "프리미엄 독서실도 한 상권에 10개의 매장이 생기더라도 특정 독서실을 찾을 수밖에 없게 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가맹본부가 내놓을 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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