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①] 2000년 이후 3차례 변곡점

박해린 기자

입력 2017-01-17 18:00  

    <앵커>

    반도체 시장이 지난 2000년 이후 4번째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이후 반도체 시장은 어떤 변화를 거쳐왔고, 또 변곡점이 무엇이 있었는지 박해린 기자가 짚어봅니다.

    <기자>

    지금까지 반도체 업종은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며 특정한 사이클을 그려왔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를 대표하는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한정돼 있기 때문인데요.

    D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삼각 구도를 이루고 있고,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 웨스턴디지털 등이 있습니다.

    이렇듯 공급량 증가가 제한적이다 보니,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하는 시기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겁니다.

    2000년 이후에 나타난 반도체 업종의 슈퍼사이클은 크게 3번.

    첫번째 슈퍼 사이클은 2000년대 초, 세계적 불황으로 IT산업이 침체국면에 빠져들었다가 반도체 수요 다변화로 호황기에 접어들었던 시기입니다.

    IT산업이 침체국면에 빠지자 2001년 9월 14만원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후 반도체 수요 다변화로 6개월 만에 43만원을 넘어섰습니다.

    두번째 슈퍼 사이클은 지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사상 최대의 불황에 빠졌던 반도체 업종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확산으로 호황기로 돌아선 시기입니다.

    2008년 5월 70만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삼성전자 주가는 세 달 만에 40만원선까지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스마트폰 인기로 반도체 업종이 회복세를 보이자 삼성전자의 주가도 오름세로 전환해 82만원선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SK하이닉스 주가도 마찬가집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5800원선까지 폭락하며 반년만에 무려 -530%의 급락세를 보였던 SK하이닉스는

    휴대폰에 탑재되는 모바일용 D램 판매가 급증하면서 회복세로 접어들었습니다.

    마지막 슈퍼사이클은 2012년 일본 D램 기업 엘피다의 파산 시기입니다.

    엘피다가 마이크론에 합병되면서, 시장의 과점 구조가 뚜렷해지자 D램 가격 상승과 함께 시장이 호황기로 전환된겁니다.

    연초 100만원대 초반에서 등락하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D램 시장의 삼각구도가 형성되자 140만원 선을 넘겼습니다.

    SK하이닉스도 연초에 비해 13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올해, 다시 한번 세계 반도체 업계가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제기됩니다.

    2016년 773억 달러였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17년엔 10% 이상 증가한 853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이어집니다.

    주가도 이를 반영해 지난해 상반기 126만원 선에서 출발한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194만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시기 3만원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SK하이닉스도 현재 5만원 선을 넘기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한 번의 슈퍼사이클이 이어질지 기대감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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