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다노 벤추라 교통사고로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프로야구 케이티 위즈에서 2년 동안 주전 3루수로 활약한 앤디 마르테(34)가 마지막으로 출전한 메이저리그 경기는 2014년 8월 7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캔자스시티 로열스전이었다.
마르테는 애리조나 소속으로 9회말 2사 후 대타로 나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그날 캔자스시티의 선발투수는 100마일(약 시속 161㎞)을 던지는 `강견` 요다노 벤투라(26)였다.
한때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재능으로 꼽히던 마르테는 기량을 꽃피우지 못하고 2015년 한국으로 건너갔고, 벤투라는 쭉 뻗는 자신의 빠른 공처럼 메이저리그에서 성공 가도를 달렸다.
이렇게 메이저리그에서 서로 다른 궤적을 남긴 두 선수가 운명의 장난처럼 23일 같은 날, 같은 이유로 고국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세상을 떠났다.
마르테는 도미니카공화국 샌프란시스코 마코리스 인근 도로에서, 벤투라는 수도 산토도밍고에서 북서쪽으로 40마일가량 떨어진 후안 아드리안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에서 사고로 숨졌다.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떠올리게 했던 강속구 투수 벤투라는 2008년 캔자스시티에 입단한 이후 줄곧 한 팀에서만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2013년 빅리그 데뷔 후 2014년부터 붙박이 선발투수로 자리했고,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투수였다.
2014년 월드시리즈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46을 기록하고도 우승을 넘겨줬지만, 2015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에 일조해 메이저리그의 미래를 책임질 오른손 투수로 우뚝 섰다.
KBO리그 팬들에게 친숙한 마르테는 원래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던 유망주였다.
200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입단한 마르테는 2005년 MLB닷컴 선정 메이저리그 유망주 9위에 오를 정도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렇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여러 팀을 떠돌며 7시즌 동안 통산 타율 0.218, 21홈런, 99타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2015년 케이티 위즈에서 새 야구인생을 시작한 마르테는 2년 동안 타율 0.312, 42홈런, 163타점으로 활약했지만, 부상 때문에 재계약에 실패했다.
메이저리그는 두 선수의 사망에 온통 추모 분위기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오늘은 모든 야구계, 특히 캔자스시티와 도미니카공화국 야구팬이 사랑했던 벤투라와 마르테가 세상을 떠난 몹시 슬픈 날"이라면서 "메이저리그를 대표해 가족과 팀 동료, 친구, 팬들에게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도 "큰 자신감과 꿈을 가진 젊은 선수 벤투라가 너무 빨리, 너무 일찍 떠났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벤투라처럼 같은 꿈을 꾸다 생계를 위해 온갖 노력을 한 마르테 역시 너무 이르게, 그리고 너무 슬프게 세상을 떠났다"고 두 선수를 기렸다.
캔자스시티 데이턴 무어 단장은 "그는 우리에게 큰 선물이었다. 패배를 모르는 엄청난 선수였고, 구단 역사에서 엄청난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2015년 캔자스시티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합작한 주전 1루수 에릭 호스머는 트위터를 통해 "사랑하는 형제여, 난 지금도 믿기지 않고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에이스(ACE), 널 사랑했다"라고 남겼고, 포수로 벤투라와 호흡했던 드루 부테라 역시 "너무 일찍 떠난 너는 영원한 내 형제다. 너와 가족을 위해 기도할게. 신 곁에서 편히 쉬길"이라는 글을 남겼다.
캔자스시티 팬들은 현지시간으로 일요일 오전 벤투라의 비보를 접하자마자 홈 구장인 코프먼 스타디움으로 모였다.
그들은 준비한 꽃과 야구공, 유니폼 등을 한곳에 모아 벤투라를 추모했고, 몇몇 팬은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마르테를 기리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2014년과 2015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뛴 짐 아두치는 "마르테가 떠났다는 건 끔찍한 뉴스다. 야구와 인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던 훌륭한 선수가 너무 일찍 떠났다. 그의 가족과 아내,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고, 매니 액타 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감독은 "의심할 여지 없이 마르테는 유니폼을 입었을 때 가장 훌륭한 사람이었다"고 슬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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