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종합자산관리에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것은 바로 신탁입니다.
미국과 일본, 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금융상품 뿐 아니라 다양한 자산을 관리하는 상품으로 신탁업이 대중화되어 있는데요.
태어날 때부터 신탁을 갖고 태어난다는 '트러스트 베이비'가 한국에서도 등장할 수 있을까요?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신탁업의 시작은 영국이지만, 본격적으로 꽃을 피운 곳은 미국입니다.
미국 인기드라마 '가십걸'의 한 장면 입니다.
<싱크>
"부모 간섭 없고, 돈 잘쓰는 '트러스트 펀드 베이비(Trust fund baby)'들과 안 놀아?"
여기서 나온 '트러스트 베이비', '트러스트 펀드 키즈'는 부모 또는 조부모가 물려주는 신탁을 갖고 태어난 자녀들을 뜻합니다.
한국말로 표현하자면 '금수저·은수저'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렇다고 해서 신탁을 고액자산가들의 상속을 위한 상품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신탁은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금융자산 뿐 아니라 부동산, 보험, 지적재산권, 유언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을 광범위하게 운용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입니다.
2000년대 들어 전세계적으로 신탁제도가 새로운 종합자산관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뒤늦게 한국 정부도 '신탁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정비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생전신탁, 유언신탁, 유동화신탁 등 사회적 요구에 부응한 서비스 제공에 애로가 되는 규제는 적극 해소하겠다."
금융위원회는 신탁업 진입 문턱을 낮춰 병원, 로펌 등 비금융회사들의 신탁업 진출을 허용하고, 수탁대상도 부채, 담보권, 보험금청구권 등으로 확대할 방침입니다.
또 새로운 신탁형태에 대해서는 세제혜택을 부여해 활성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으로, 오는 6월까지 신탁업법 제정안을 마련해 연내 정기 국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현재 한국 신탁시장의 규모는 약 7백조원.
지난 한 해 20% 가까운 성장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시장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1.9%에 불과합니다.
전문가들은 GDP 대비 신탁시장 비중이 미국이 590%, 일본이 171% 수준에 달하는 만큼, 앞으로 1000조원대의 신규 시장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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