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호남에 이어 `안보`를 놓고 정면 대결을 펼쳤다.
이번 주 초 나란히 야권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을 찾아 `구애경쟁`을 폈던 두 사람이 이날은 군(軍)부대를 앞다퉈 방문하며 안보행보를 경쟁적으로 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평창동계올림픽 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오후에는 강원도 영동 지역의 한 육군 기갑부대를 찾았다.
전날 외교·안보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연 것에 이어 연일 안보일정을 소화하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을 불식시키고 `안보에 유능한 후보`의 이미지를 극대화해 중도층 표심을 끌어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부대를 찾아 병사들의 생활관을 둘러보고 군 생활의 애로점을 들은 다음 간부들과 저녁을 같이했다.
문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제가 국회에 있을 때 국방위원을 했고 또 당 대표 할 때도 안보 행보로 꽤 많은 부대를 다녔다"며 "설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설 명절까지도 국방 의무를 열심히 해야 하는 우리 장병들 격려하고 위로하고 싶어서 방문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도 이날 오후 당 지도부와 함께 용산의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 정황이 포착되는 등 불안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설 연휴 전 안보태세를 점검하고 군인들의 노고를 격려해 중도층과 보수층을 공략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를 통해 안 전 대표가 강조해온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지향점을 자연스럽게 강조하려는 전략이다.
안 전 대표는 합참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굳건한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우리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저는 그것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것을 `자강안보`라고 부르겠다"고 말해 안정적인 안보관을 강조했다.
군 복무 기간 단축을 둘러싼 두 사람 간의 신경전도 오갔다.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의 `군 복무 기간 단축` 주장을 겨냥, "여러 측면을 고려해 더 이상 군 복무 단축으로 우리 국방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면서 "선거 때만 되면 이렇게 군 복무 단축에 대한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한 진의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원래 국방개혁안에 군 복무 기간을 18개월까지로 단계적으로 단축해나가게 설계가 돼 있는데 이명박 정부 때 21개월로 멈춘 것"이라며 "앞으로 18개월까지 단축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아마 군대를 잘 안 겪어 봐서 그런지 모르죠"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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