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경 주 미얀마 대사가 특검에 소환된 가운데 인선 과정에 최순실 씨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유재경(58) 주 미얀마 대사는 청와대의 추천 케이스로 대사가 된 것으로 31일 파악됐다.
외교관 인사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는 이날 "유 대사와 같은 `특임 공관장`(직업 외교관 출신이 아닌 대사 또는 총영사)의 경우 외교부 장관이 여러 군데 의견을 들어서 추천하는 경우가 있고 극소수이지만 청와대가 직접 추천하는 경우도 있는데, 유 대사는 청와대가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이날 참고인으로 소환된 유 대사는 최순실 씨의 추천으로 대사가 됐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최 씨의 천거에 따라 유 대사를 임명했을 개연성이 제기된 것이다.
삼성전기 전무 출신인 유 대사는 작년 5월 외교부 관료인 이백순(58)씨에 이어 미얀마 대사로 임명됐다. 삼성전기 유럽판매법인장, 글로벌마케팅실장 등을 역임한 유 대사는 브라질과 독일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지만 미얀마 관련 업무는 한 적이 없었기에 인사 배경을 두고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어학능력, 교섭 지도력 등이 포함된 서면 자격심사를 비롯한 복수의 검증 절차를 유 대사가 모두 통과했다고 전했다.
`부실 검증` 논란에 대해 외교부는 윤병세 장관을 포함한 부내 인사들이 작년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파문이 불거지기 전까지 최 씨의 존재를 몰랐기 때문에 유 대사 인사에 최 씨가 개입했는지를 알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유 대사의 향후 거취에 대해 "특검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조사 결과를 보아가면서 인사권자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사의 대사로서 업무 수행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무난하게 잘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특임 공관장은 전 세계에 15명 안팎이 파견돼 있다. 최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는 또 다른 인사인 전대주 전(前) 주베트남 대사 역시 청와대 추천 케이스라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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