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미국의 결혼준비 문화 바꾼 온라인 웨딩 스타트업 '러버리'

입력 2017-02-01 10:57   수정 2017-02-01 11:01

[미국 위스콘신주 = 박경랑 통신원] 직장 생활로 인해 바쁜 나날을 보내는 현대인에게 결혼을 준비하는 일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특히 식장, 결혼식 비용, 하객 초대 등을 일일이 신경 쓰는 일은 힘겨운 과제다.
결혼을 앞둔 커플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케일리 칼리는 2012년 2월 미국 뉴욕에서 온라인 웨딩 사이트 러버리(Lover.ly)를 창업했다. 이 사이트는 일종의 중개 사이트로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웨딩 플래너와 관련 업체를 소개시켜주고 서비스와 제품을 판매한다.

(▲사진=Lover.ly 창업자 케일리 칼리)
기존 미국의 웨딩플래닝 산업은 소규모 지역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소위 말해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성장한다. 또한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요구하지 않아 초기 투자비용이 낮다는 강점이 있다.
반면 결혼이 일회성이기 때문에 동일 고객의 반복적 수요가 현저히 낮다는 것은 단점이다.
시장조사 기관인 IBIS World에 따르면 웨딩플래닝의 전반적인 산업 규모는 580억 달러의 수익을 자랑하며 2021년까지 63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웨딩 산업을 분석하는 Wedding Report에 따르면 결혼을 앞둔 커플들은 평균적으로 26만5천 달러 가량을 소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케일리 칼리는 웨딩플래닝 사업의 이같은 잠재성에 이끌려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사실 그녀가 창업을 결심한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2년 동안 그녀의 동생 회사인 웨딩 홍보회사 재무 부서에서 일한 경험 때문이다. 웨딩 산업에 있어 소비자 행동에 큰 변화가 있다는 것을 그녀는 감지했다.
칼리가 파악한 웨딩 플래닝 사업의 강점 중 하나는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 고객층을 파악하기 쉽다는 점이다. 결혼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커플은 단기간에 수천 달러를 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칼리는 "결혼을 준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2개월에서 18개월 가량인데 매우 힘든 과정이에요. 또한 그들은 결혼 준비에 필요한 비용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생각한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밝혔다.
칼리가 웨딩 산업을 성공적으로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창업한 전자 상거래 웹사이트 `Lover.ly`가 처음부터 순항한 것은 아니었다.

(▲사진=Lover.ly 웹사이트)
칼리는 웹사이트를 만든 이후 Lover.ly를 방문하는 커플들이 그녀에게 조언을 구하긴 하지만 그녀가 판매하는 서비스와 상품을 구매할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15년 그녀는 시스템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요즘 예비 신부들은 결혼식을 준비하는 동안 호화스러운 결혼식을 보여주는 잡지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그들이 관심있게 본 블로그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결혼 업체나 브랜드를 찾는 추세다.
또한 비용을 절약하고 손수 결혼을 준비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 사람들은 웨딩 플래너를 고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웨딩 리포트에 따르면 웨딩 플래너를 고용해 결혼을 준비하는 데 드는 평균적인 비용은 3,000달러이며 이러한 비용에 부담을 느낀 82%의 사람들은 웨딩플래너를 고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칼리는 이러한 82%에 달하는 사람들이 보다 편리하게 결혼을 준비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데 집중했다.
Lover.ly는 결혼식에 필요한 요소인 이벤트 플래너, 사진기사, 청첩장 제조업체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그들을 소개시켜주는 중개인 역할을 한다.
또한 상품 무료배송, 반품, 24시간 상담 서비스, 물품 포장 등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본 통신원이 직접 러버리 사이트를 방문해 상담원과 채팅창에서 실시간으로 질문하고 답변을 받아봤는데 서비스가 매우 편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케일리 칼리는 수많은 웨딩 정보업체의 정보를 합산한 관계지도(Relationship Map)도 만들어 6만5,000개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고객의 취향을 파악해 웨딩 업체리스트를 48시간 이내에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을 만족시켰다.
고객은 제공받은 리스트에서 자신에게 맞는 업체를 선정할 수 있는데 이용료는 10달러에서 399달러까지 다양해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칼리는 웨딩플래너와 고객이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앱을 만들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예비 신부들이 전화나 이메일보다 결혼 준비 진척과정을 문자로 받는 것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었다.
웹사이트를 넘어 앱의 사용은 스몰 웨딩을 추구하고 간소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흥미로웠다.
그 결과 칼리는 불과 7만5천 달러를 가진 채 사업을 시작했지만 사업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아 7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사진=Lover.ly 모바일 앱)
최근 들어 앱과 웹사이트 전자상거래를 통한 웨딩 스타트업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같이 간편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발맞춰 한국에도 역시 이러한 비즈니스가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Park43120@gmail.com
*상기 기사는 한국경제TV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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