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결국 신한금융지주에 금융 대장주 자리를 내줬다.
오늘(1일) 종가 기준으로 신한지주의 시가총액은 21조8606억원으로, 약 600억원 차이로 삼성생명(21조8000억원)을 앞질렀다. 신한지주는 시총 순위 10위로 올라섰고, 삼성생명은 11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11월 12만원에 육박하던 삼성생명 주가는 11만원선까지 내주며 속절없이 무너지더니 결국 선두 자리를 뺏겼다.
금융 대장주가 뒤바뀐 원인은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는 본업 때문이다. 영업환경 악화와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은 삼성생명을 짓누르고 있다. 다른 생명보험사 주가는 이미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이런 위기감을 반영해 삼성생명은 최근 이사회에서 배당금을 크게 줄였다. 사내 유보금을 늘리기 위해서다. 반면 신한지주는 최근 금리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 확대로 그야말로 함박 웃음을 짓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은행주인 KB금융 역시 시가총액이 20조원에 육박하면서 삼성생명을 바로 뒤에서 쫓고 있다.
더 중요한 두번째 이유는 `지배구조`다. 투자심리에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의 주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기 시작하면서 줄곧 약세를 보였다.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하면서 투자심리는 더 악화됐다. 반면 신한지주는 조용병 차기 회장으로의 리더십 전환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회장 선임 때마다 CEO 리스크가 불거졌던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지금의 기업 가치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삼성생명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은 여전히 `저평가 됐다`가 지배적이다. 동시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와 높은 연동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도 일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제 삼성생명 주가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야말로 `지배구조`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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