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KB금융 수장으로 돌아온 윤종규 회장은 내부 권력다툼, 금융사고로 점철된 조직을 추스르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취임 때 강조했던 자긍심 회복, 비은행 강화 등 조직이 안정화됨에 따라 CEO 본인과 그룹의 자부심이던 '아시아 선도 금융사'라는 과제로 시선을 옮기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KB금융이 라오스에서 비은행부문의 글로벌 진출과 관련한 첫 결실을 맺었습니다.
계열사인 캐피탈과 카드사를 중심으로 라오스 대표 한국계 비즈니스 기업인 코라오와 손잡고 리스사를 출범시키며 자동차 할부금융을 축으로 한 현지 금융시장에 진출한 것입니다.
윤종규 회장이 업무를 개시하며 언급한 “10년전 KB의 눈은 국내를 넘어 아시아를 향했었다“는 구성원들을 향한 외침이 내실 다지기 작업에 돌입한 임기 2년3개월 만에 재개됐음을 의미하는 것 입니다.
윤종규 회장은 부행장 시절 자신이 주도해 성공으로 이끌었던 인도네시아 8대 은행 BII 투자를 떠올렸지만 돌아온 조직은 KB사태, 정보유출 등으로 해외 시장에 눈 돌릴 겨를조차 없었던 상황.
‘성장’이 아닌 ‘제자리 찾기’ 작업 이후 그룹의 숙원인 손보·증권사 인수, 인력구조 개선 등 2년 3개월여가 지난 지금, 5년만에 순익 2조원 돌파, 탄탄한 포트폴리오 구축 등 리딩뱅크도 가시권입니다.
취임 3년차를 맞아 기존에 제시했던 구상이 하나 둘 현실화되면서 무게의 추가 글로벌 쪽으로 옮겨지게 됐고 10여년 만의 해외 첫 출발지로 라오스가 선택된 것입니다.
200여 해외 네트워크를 갖춘 경쟁사에 비해 글로벌 부문은 KB금융이 선발주자에서 후발주자로 전세가 뒤집힌 영역인 만큼 기존 방식인 지점·법인 확대보다는 복합적이고 신속한 사업 확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인터뷰> KB금융지주 고위 관계자
“기존의 하드웨어적인 진출, 지점·법인 늘리고 이런 부분 보다는 'Liiv 캄보디아', '라오스 코라오리싱' 사례처럼 복합적이고 빨리 진출하고 확산 가능한 사업들을 우선적으로 투입하는 것이 될 것”
올해 상반기면 해외진출의 흑역사인 카자흐스탄 은행 손실을 털어내는 딜 자체가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향후 자금 회수 ‘클린 엑시트’, 리스크 관리도 감안한 글로벌 사업 구상입니다.
취임전부터 ‘해답은 글로벌 경영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윤종규 회장의 아시아 선도 금융 구상이 첫 발을 내딛은 가운데 본인과 그룹의 자부심인 '제2의 인도네시아 투자‘의 바통을 건넨 셈입니다.
<인터뷰> 윤종규 KB금융 회장
“글로벌 네트워크 적극 활용해 해당 국가에서 영향력 확대,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 강화해 나가겠다”
KB금융은 라오스 할부금융이 본궤도에 오르면 중고차 금융으로 그 범주를 넓히고 이번 진출로 쌓인 경험과 인력풀을 활용해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수수료율, 비은행 인수, 통합 사옥 등 굵직한 현안은 직접 챙기는 윤 회장 본인이 현지로 날아간 데다 전문 분야가 M&A, 해외 인허가라는 점에서 글로벌 진출과 관련한 어떤 결과물을 추가로 들고 올 지,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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