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풍향계] "칙칙한 당구장은 잊어라"…IT 접목한 카페형 당구장 '존케이지 빌리어즈'

지수희 기자

입력 2017-02-15 09:30   수정 2017-02-15 09:39

2년 전 당구를 좋아하던 세 남자는 게임이 끝나면 늘 술자리에서 당구장에 대한 아쉬움을 쏟아냈다.

"내 경기 기록이 데이터로 쌓이고 평균을 내서 진짜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으면 좋겠어"

"상대방의 기록이 있으면 자신의 실력을 감추고 내기 당구에 임하는 걸 막을 수 있지 않을까?"

"당구장을 담배연기 가득한 아저씨들만 모이는 장소 말고 진짜 스포츠를 즐기는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 수 없을까?"


"혼자서 당구장에 갈 수는 없을까? 당구장에서는 왜 자장면만 먹어야 하지?"

세 사람은 대화 끝에 이런 아쉬움을 모두 해결한 신개념 당구장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1년 반만에 당구 솔루션 `배틀큐` 개발에 성공했고 이를 적용한 디지털 당구장 프랜차이즈 `존케이지 빌리어즈`가 2016년 세상에 나왔다.

지난해 12월 경기대 후문 앞에 `존케이지 빌리어즈` 간판을 단 1호 가맹점을 오픈한 이후 두 달만에 3개의 가맹점을 추가 오픈했으며 현재 3곳의 가맹점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존케이지 빌리어즈의 조용희 영업담당 이사를 만나 디지털 당구장 창업의 경쟁력과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사진=디지털당구장 `존케이지 빌리어즈` 조용희 이사(우))

◇ IT로 무장한 `카페형 당구장`..`전적관리·영상촬영`가능

지금까지 당구장은 주로 남자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며 스트레스를 푸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영화 속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당구장엔 늘 험상궂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싸움이 자주 벌어지는 곳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존케이지 빌리어즈는 당구장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신개념 스포츠 공간이다.

당구장 내부 공간이 금연일 뿐 아니라 카페 콘셉트으로 꾸며진 환경에서 가족과 연인, 친구끼리 커피를 마시거나 떡볶이를 먹으며 당구를 즐길 수 있다.

또 주목할 점은 각 당구대에 점수를 카운트 하는 주판 대신 20인치의 태블릿PC가 부착돼 있다는 점이다.

이 PC는 단순하게 점수만 기록하는게 아니라 게임 참가자들의 전적 관리, 영상녹화 기능이 가능하다.

이 솔루션을 통해 당구인들은 자신들의 게임 결과를 모두 기록할 수 있고 평균 승률을 파악할 수 있다.


또 상대방의 전적이 모두 기록되다 보니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 실력을 속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영상 녹화기능은 자신의 경기를 다시 보거나 판정을 내리기 애매한 경우 바로 재생시켜 정확한 판정을 내리는데 활용된다.


(▲사진=존케이지 빌리어즈 내부 인테리어, 모던 빈티지 스타일)

존케이지 빌리어즈는 혼자 당구를 즐기고 싶은 `혼놀족`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매칭게임` 버튼을 누르면 자신의 실력과 비슷한 다른 테이블의 게이머와 경기를 치를 수 있다.

과거에는 당구장 주인이 하던 역할을 이 솔루션이 대신 해주는 것이다.

`난구(難球)` 버튼을 누르면 솔루션이 제시하는 영상이 플레이돼 난구풀이를 시도할 수 있고, ‘하이런(최고연타)’ 버튼을 이용해 최고연타 신기록에 도전할 수 있다.

난구풀이나 하이런에서 기록을 세울 경우 녹화 영상을 본사로 전송하면 본사에서 상품을 주는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기존과는 다른 당구장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존케이지 빌리어즈는 가격을 크게 인상하지 않았다.

주변상권 상황에 맞춰 10분당 1,200원~1,700원(선수용 대대 10분당 2000원~2200원)으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조용희 존케이지 빌리어즈 이사는 "당구는 가볍게 즐기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가격을 크게 올릴 경우 외면받을 수 있다"며 "기존의 매케한 연기와 허름한 시설에서 하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바뀌면 당구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존케이지 빌리어즈에서 개발한 당구 솔루션 <배틀큐>. 전적 관리와 영상 촬영 뿐 아니라 `혼놀족`을 위한 메뉴도 마련돼 있다.)


◇ 식음료 판매·당구아카데미..`추가 수익`

존케이지 빌리어즈의 창업 비용은 당구 테이블 10개를 설치한 80평형 기준으로 약 1억 4천만 원 가량이다.

가맹비용 1천만 원에 가구와 조명 일체를 포함한 인테리어 비용이 약 5,600만원, 당구대 및 비품비용 약 4,600만 원, 디지털 솔루션 비용 1,550만 원, 음식료 기기와 재료비용 800만 원, 간판비 300만 원 등이 주지출 목록이다.

인테리어는 카페 콘셉트로 가구와 조명이 설치되며 국제경기에서 사용하는 대대존이나 분리된 VIP룸 구성이 가능하다.


(▲사진=존케이지 빌리어즈 창업비용)

기본적인 당구경기 비용 외에도 식음료 판매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는데, 일반 당구장이 캔 음료 정도만 판매하고 자장면을 배달시켜 먹는 것과 달리 존케이지 빌리어즈에선 간단한 식사꺼리를 판매한다.

라면과 떡볶이, 덮밥류 뿐 아니라 햄버거나 피자 등 패스트푸드 외에도 커피와 음료, 아이스크림 등의 메뉴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어 게임 비 외에도 추가 매출을 일으킬 수 있다.

존케이지 빌리어즈에서는 본사 차원에서 운영하는 `당구아카데미`로도 추가 매출을 꾀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당구를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는 곳이 많지 않아 보통 친구들과의 내기 당구에서 돈을 잃어가며 스스로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래서 존케이지 빌리어즈는 당구 프로에게 정식으로 당구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만 원대의 원 포인트 레슨부터 17만 원~22만 원선의 한 달 코스 등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온라인을 통해 수업을 예약하면 본사가 각 지점으로 수업을 연결해준다.

지금은 매장 수가 많지 않아 아직 수업을 오픈하지는 않았지만 전국 곳곳에 매장이 늘면 존케이지 빌리어즈는 당구아카데미를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조 이사는 "당구 아카데미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당구 프로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프로급의 당구 실력을 갖고 있는 점주들은 아카데미를 통해 추가 매출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카데미 운영을 통해 여성들도 제대로 당구를 배울 수 있다면 당구장이 남녀가 함께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면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존케이지 빌리어즈 내부 인테리어 `모던 카페` 스타일)

◇ 빠른 트렌드 변화..“고객 이동 쉬워”

지난해 12월 오픈한 존케이지 빌리어즈 경기대 점의 경우 약 40만원의 일 매출을 올리고 있다.

월 평균 매출을 1,200만원으로 가정하면 임대료와 관리비 약 200만원, 음료수 등 재료비 대 200만원, 인건비 약 200만원을 제외하면(경기대점은 점주가 직접 운영)일반 매장의 경우 월 평균 600만원 가량의 순이익이 가능하다.

2년 안에 투자원금 회복이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새로운 트렌드를 쫒아 고객들이 이동하기 쉽다는 점은 위험요소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당구장은 여타 업종에 비해 변화가 빠르지 않은 업종이었지만 최근 당구장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당구장 운영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시설을 갖춘 당구장이 주변에 생길 경우 출혈 경쟁을 감수해야 한다.

이를 대비해 존케이지 빌리어즈는 당구대회 등 수시로 이벤트를 마련하고 전적관리 등의 솔루션으로 사람들이 쉽게 점포 이동을 못하도록 장치를 마련했지만 초기에 얼마나 많은 매장을 확보해 고객들을 선점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당구장 창업주가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임대료나 인건비가 오르는 데 반해 당구장 요금은 10년 전과 비슷하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또 주변에 당구장이 많이 생길 경우 이마저도 소위 나눠먹기를 해야 한다.

이들은 상권 분석을 통해 30~40대 직장인들이 많고 경쟁사가 더 이상 들어서지 않을 입지조건이 당구장 창업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조용희 이사는 "존케이지 빌리어즈는 신규 창업에 부담을 갖고 있는 점주들을 위해 기존 당구장에 디지털 솔루션만 설치 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전적관리와 혼놀족을 위한 프로그램이 손님을 끌 수 있는 유인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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