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풍향계] 비지트서울이 50만명 해외 팬을 사로잡은 비결

지수희 기자

입력 2017-02-17 16:35   수정 2017-02-17 17:27

비지트서울(VisitSeoul)은 글로벌 팬을 대상으로 서울시 관광정보를 제공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이다.

17일 기준 비지트서울의 페이스북 팬 수는 영문 페이지 기준 58만 명으로 공공기관 페이지 가운데 단연 1위다.

그 뒤를 <대한민국 청와대>의 공식 페이스북이 54만 명으로 2위, 39만 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관광공사의 페이지 <대한민국 구석구석>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의 마케팅 사업 전담기구인 서울관광마케팅이 비지트서울을 운영한다.

비지트서울은 영문, 일문, 중국어 번체(대만, 홍콩 등 타겟) 등 3개국의 언어로 된 페이스북 페이지가 있다. 페이스북이 없는 중국을 겨냥해선 웨이보를 통해 중국어 간체로 된 페이지를 따로 운영한다.

이 가운데 영문 페이지의 경우 지난해에만 무려 20만 명의 팬이 신규로 늘어나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0년 4월 페이지를 오픈한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다.

최근 국내 SNS 페이지들이 글로벌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만큼 비지트서울의 운영자인 허주연씨로부터 해외 팬 공략 비결을 들어봤다.


(▲사진 = 서울관광마케팅이 운영하는 비지트서울(VisitSeoul)의 운영자 허주연씨)

◇ 영문 페이스북은 `생생한 서울`·웨이보는 `한류`.."좋아하는 것이 달라요"

비지트서울 영문 페이지의 팬들은 주로 이미 한국을 여행했거나 한국으로 여행을 계획할 가능성이 높은 아시아 지역 팬들로 구성돼 있다.

필리핀 팬이 19만 명으로 가장 많고 인도네시아, 미얀마,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권이 80%이상 차지한다. 그 뒤로 미주와 유럽 순이다.

영문 페이지의 경우 주로 한국의 전통이나 서울의 지역 특색이 실시간으로 반영된 콘텐츠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최근 가장 인기가 많았던 콘텐츠는 지난해 겨울 크리스마스 조명으로 꾸며진 명동거리를 촬영한 1분 짜리 콘텐츠다.

명동 건물 외관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조명을 별다른 자막 없이 스마트폰으로만 촬영한 이 영상은 현재 내가 그 거리에 있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면서 약 16만 명에게 도달했다.

허주연씨는 "영문 페이스북 페이지는 특히 기와집이나 한복 같은 한국의 전통 관련 영상이나 서울의 생생함이 담긴 영상이 인기가 많은 편"이라며 "눈 오는 인사동, 보름달이 뜬 남산, 붐비는 홍대 등이 팬들의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의 예"라고 설명했다.


(▲사진 = 서울관광마케팅이 운영하는 비지트서울(VisitSeoul) 페이스북 영문 페이지 캡쳐)

하지만 중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웨이보의 경우 시의성이나 생생함 보다는 `한류`와 관련된 콘텐츠의 반응이 좋다.

최근 웨이보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는 인기리에 끝난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 콘텐츠다.

도깨비의 호화저택이나 여주인공 은탁이가 다닌 고등학교, 이화동 벽화마을, 배경으로 자주 등장했던 치킨집 등에 대한 사진과 위치정보, 관람정보 등 간단한 텍스트로 구성된 이 콘텐츠에 중국 팬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중국인들의 한류에 대한 관심이 워낙 크다 보니 비지트서울은 웨이보에 올리는 콘텐츠 대부분을 한류와 연결시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다.

서울숲을 소개하는 콘텐츠에 ‘이 곳에서 운동하는 한류스타를 만날 수도 있다’는 문구를 넣는다거나 세빛섬을 소개하는 콘텐츠에 ‘또 오해영 촬영지’라는 사실을 부각시키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서울 숲 콘텐츠에는 한류스타 김수현이 이 근처에 살며, 가끔 운동을 하러 나온다는 이야기를 댓글을 통해 팬들끼리 나누면서 반응률이 높아지기도 했다.

특히 웨이보는 페이스북과 달리 동영상 콘텐츠 보다 사진과 텍스트로 구성된 콘텐츠의 반응이 더 좋기 때문에 동영상 콘텐츠는 많지 않은 편이다.

허주연씨는 "중국 팬들은 한류에 대한 관심 뿐 아니라 현지인처럼 여행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어 서울의 유명 관광지 보다는 한국 사람들이 자주 가는 맛집이나 예쁜 골목과 상점 등을 주로 사진과 글로 소개한다"고 말했다.


(▲사진 = 비지트서울의 웨이보 페이지.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 콘텐츠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일본 페이지의 팬들은 대체로 연령대가 높고, K뷰티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일본의 경우 페이스북보다 여전히 트위터를 활용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팬 수가 많지는 않지만 이미 한국을 방문해 본 팬들이 많은게 특징이다.

실제로 서울관광마케팅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관광객의 70% 이상이 한국을 재방문한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30~50대 여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허주연 씨는 "일문 페이스북 페이지 팬들도 한국을 방문한 일본 관광객과 비슷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며 "이들이 좋아하는 한국의 찜질방이나 화장품 등 관심사를 비롯해 30~50대 여성들이 즐길 수 있는 내용을 주제로 콘텐츠를 업데이트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모든 콘텐츠 제작은 스마트폰 하나로"

비지트서울은 처음 누구나 방문 가능한 웹 사이트(비지트서울닷넷)로 시작했다.

서울을 방문하고 싶은 사람이면 어느 나라에서 접속하든 로그인하지 않거나 특정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아도 정보를 얻어갈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여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직관적인 이미지와 텍스트가 주 콘텐츠 소재였고, 동영상을 활용하기도 어려웠다.

또 어떤 사람들이 방문하는지, 방문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잘 만들어진 콘텐츠로 구성해야 하니 소소한 이야기들로 소통을 하기는 힘든 어려움이 있었다.

SNS 채널은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초기 보완수단이었던 SNS는 이제 주 채널이 될 정도로 많은 팬들이 몰리고 있다.

주목할 점은 비지트서울에 업데이트되는 대부분 영상 콘텐츠들이 영상 전문가 없이 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비지트서울에는 전문적으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영상 담당자가 없다. 그렇다고 콘텐츠 제작을 광고대행 업체에 맡기는 것도 아니다.

웨이보와 영문 페이지를 담당하는 원어민 에디터 두 명과 허주연씨가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촬영과 간단한 편집을 직접 해낸다.

(▲사진 = 서울관광마케팅이 운영하는 비지트서울 페이스북 영문 페이지 캡쳐)

허주연씨는 "꼭 잘 만든 영상이어야만 소통이 잘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결과를 얻은 후 조금 거칠더라도 최대한 생생한 장면을 담기 위해 노력한다"며 "특히 요즘엔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좋고, 간단하게 편집할 수 있는 앱이 잘 나와있어 전문가가 아니어도 충분히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관광마케팅은 서울시의 각종 행사를 홍보해야 하기 때문에 잘 만들어진 영상도 물론 업데이트 된다.

하지만 SNS 운영자라면 대부분 공감하듯 `홍보`라는 목적이 콘텐츠에 많이 담길수록 팬들의 반응은 좋지 않다.

이처럼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할 때 허주연씨는 페이스북 라이브를 적극 활용한다고 말한다.

서울시에서 개최하는 물총축제나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김장축제 등은 영상이 다소 길더라도 라이브 콘텐츠로 시도한다.

특히 모든 영상이 1인칭 시점으로 촬영돼 홍보 영상이 아니라 실제 서울을 관광하고 있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데 신경을 쓴다.

팬과의 소통도 활발한 편이다.

팬들은 콘텐츠 속에 등장하는 장소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댓글로 자주 묻는다. 이에 대해 비지트서울은 24시간 내에 답변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세우고 독자들과 최대한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다.

다만 공공기관 특성상 일부 업체만 홍보를 해줄 수는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메신저를 통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팬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허주연씨는 "SNS를 운영하면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이 ‘공공기관 페이지는 재미없다’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 인식을 깰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해외 팬들과 적극 소통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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