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쪽 나뉜 태극기집회-촛불집회.. 경찰 차벽 두고 곳곳 실랑이

입력 2017-03-02 08:31   수정 2017-03-02 08:35


98주년 삼일절인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 촛불집회는 경찰이 친 차벽을 따라 두 쪽으로 나뉘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2시 광화문광장 남쪽 세종대로사거리에서 태극기 집회를 개최했고 광화문광장 왼쪽 세종문화회관 앞 시청 방향 도로에서도 보수단체 집회가 열렸다.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시작했다.

광장의 퇴진행동 집회를 중심으로 좌측과 하단에 탄기국 등 보수 집회 참가자가 몰리면서 경찰은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를 차벽으로 철저하게 분리했다.

이날 경찰은 광화문광장 일대에 경비병력 202개 중대(약 1만6천명)와 차벽을 투입해 양측을 분리했다. 광화문역 2, 3, 9번 출구로 나와야만 광화문광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차벽을 설치했다.

광장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나가려면 좌측이 아닌 우측 교보빌딩 쪽으로 멀리 돌아 나가게끔 차벽을 설계해 탄핵 찬반 양측의 물리적 접촉을 최소화했다.

광화문역 2, 3, 9번 출구로 올라와 각 집회 현장으로 가려는 시민들은 경찰의 안내를 받거나 간단한 검문·검색을 거쳐야 했다.

탄기국 집회가 열린 오후 이른 시간대엔 경찰이 태극기를 소지한 사람을 광장 중심부로 가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광화문역 출구 근처 곳곳에선 작은 실랑이가 있었다.

태극기를 가지고 광화문역에서 나온 한 중년 남성은 광장 쪽으로 가려다가 제지당하자 "멀쩡한 길을 놔두고 못 가게 막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태극기를 몸에 두른 사람이 차벽 위로 올라가거나 차벽 밑으로 기어들어가는가 하면 태극기를 든 10여 명이 광장으로 진입을 시도해 경찰이 차단하기도 했다.

저녁이 되면서 퇴진행동의 촛불 집회가 열릴 시간이 돼 탄핵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늘어나자 반대 상황이 목격됐다.

목에 `축 탄핵`이라는 글이 적힌 판을 건 한 남성은 교보빌딩 남쪽에서 태극기 집회를 향해 소리 지르며 욕설을 하다가 경찰의 경고를 받고 광화문광장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특히 이날 태극기 집회 행렬이 청와대와 헌재 방면을 포함한 5개 경로로 행진하면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촛불 집회 참가자들과 충돌할 우려가 제기됐지만 차벽으로 막힌 양측은 소리만 교환할 수 있었다.

양측에서 나팔을 불어 차벽 너머에 있는 상대를 자극하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다.

광화문광장을 둘러싼 차벽은 태극기 집회가 마무리되고 촛불 집회 행진이 시작된 오후 6시30분께 해체 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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