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마 민방위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뜨겁다. 천리마 민방위의 자본력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천리마 민방위가 이처럼 핫이슈인 까닭은 `천리마 민방위`라는 이름의 낯선 단체가 최근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비롯한 일가족의 피신을 도왔다고 주장하면서 관심의 초점으로 떠올랐기 때문.
김한솔은 8일 `KHS Video`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게시된 40초 분량의 영상을 통해 "내 이름은 김한솔로, 북한 김 씨 가문의 일원"이라며 "내 아버지는 며칠 전에 피살됐다"고 영어로 말했다.
영상의 오른쪽 상단에는 `천리마 민방위`라고 쓰인 로고가 눈길을 끈다. `천리마`는 하루에 1천리(약 400㎞)씩 달리는 말이라는 뜻으로, 북한은 1950년대 중반부터 이 용어를 앞세워 주민들에게 속도전을 강요해왔다.
`천리마 민방위`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김정남 피살 이후 그 가족에게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이 왔다"면서 "급속히 그들을 만나 안전한 곳으로 직접 이동해 드렸다"고 주장했다.
`천리마 민방위`는 특히 김한솔과 그의 가족의 인도적 대피를 후원한 여러 나라 정부, 특히 네덜란드 정부와 주한 네덜란드 대사에 특별한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는데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측은 이에 대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천리마 민방위`라는 단체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곳이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천리마 민방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의 실체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북한의 엘리트와 주민의 도피, 망명을 돕고 김정은 체제에 저항하기 위해 신설된 민간단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영상에서 `천리마`의 영문 표기가 북한식 `Chollima`가 아닌 우리식의 `Cheollima`인 까닭에 이 단체가 실제 존재한다면 한국의 단체일 것으로 관측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에서 천리마라는 용어는 매우 빠른 속도를 강조할 때 사용되므로 `천리마 민방위`라는 이름은 매우 신속하게 북한 주민의 도피를 돕는 단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정남 사망 이후 김한솔에 대해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자 누군가 자의적으로 붙인 이름일 수도 있지만, 해외에서 김정은 체제를 반대하는 세력도 많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가 실재한다면 홈페이지 게시글의 `북조선 고위간부로부터`라는 마지막 문장으로 볼 때 운영자는 북한 고위간부 출신의 탈북민으로 추정된다. 홈페이지에는 이메일도 공개돼 있다.
반면, `천리마 민방위`가 현존하는 단체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천리마 민방위`는 김한솔과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북한에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진 유령단체로 보인다"며 "이 단체가 실재한다면 공개되는 것만으로도 존재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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