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 미지급으로 홍역을 치렀던 생명보험사들이 이번에는 연금보험 상품의 배당금을 축소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감독당국이 뒤늦게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생명보험사들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판매한 유배당 연금보험 상품입니다.
이 상품은 보험에 가입할 때 약속했던 예정이율보다 자산운용 수익률이 높으면, 일정 수준의 배당준비금을 쌓고 이를 연금으로 지급합니다.
바로 이 배당준비금에 적용하는 이자율 기준을 일부 생명보험사가 낮게 책정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자산운용수익률이 높았던 시기에는 별 문제가 었었지만, 2000년 이후 금리하락으로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예를 들어, 예정이율이 8%였는데 자산운용 수익률이 5%밖에 안되면 '이자율 차 배당률'은 마이너스가 됩니다.
이를 두고 한화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은 이같은 역마진을 차감하지 않았지만,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 다른 생보사들은 역마진을 빼고 배당준비금을 적립한 겁니다.
보험사가 반드시 예정이율 이상을 적용해 배당준비금을 적립하도록 하는 감독규정은 지난 2003년에서야 생겼습니다.
<전화인터뷰> B 생명보험사 관계자 (음성변조)
"논란이기는 한데, 자산운용수익률에 맞춰서 쌓여진 배당금도 운용해서 이자를 주라는 취지다. 그런데 일부 상품이 애매하게 명시가 되어있다 보니까..."
현재 금감원은 생보사들의 배당준비금 이자율 산정방식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필요하다면 현장검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감독당국이 발빠르게 나서자, 업계는 '제2의 자살보험금' 논란으로 번지지나 않을까 긴장하고 있습니다.
생보사들이 적게 적립한 배당준비금 규모는 1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자살보험금에 비해 액수나 규모는 훨씬 작지만, 의도적으로 배당 규모를 줄였을 경우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