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풍향계] 황명중 VR플러스 대표 "대기업과 경쟁해도 1위 자신있어요"

지수희 기자

입력 2017-03-21 07:45   수정 2017-03-21 09:44

정부는 지난 2월 가상현실(VR)방에 대한 규제를 대거 완화하기로 했다. 1.3m였던 VR방 칸막이 높이 제한을 없애고 별도의 비상구를 설치해야 하는 규정도 삭제했다.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을 이끌어낸 데는 VR 대중화에 앞장섰던 VR방 업계의 역할이 컸다.

1년 전만 해도 VR방은 사업 인허가 단계에서부터 발목이 잡혀 사업을 소극적으로 펼칠 수밖에 없었다.

VR방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인터넷컴퓨게임 제공업(PC방), 청소년게임 제공업(오락실), 복합유통게임 제공업(멀티방) 중 어디에 적용시켜야 할지 판단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VR플러스(대표 황명준)는 지난해 7월 강남역 요지에 VR 무료 체험존인 VR플러스 카페를 오픈한데 이어 11월에는 부산 서면에 350평 규모의 VR테마파크를 열었다.

최근 VR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VR방이 노래방이나 멀티방, PC방과 결합된 형태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단독 VR테마파크를 운영하는 것은 VR플러스가 국내 최초다.

황명중 VR플러스 대표를 만나 VR시장 전망과 창업비용에 대해 들어봤다.


(▲ 사진 = 황명중 VR플러스 대표(좌) / 장소 = VR플러스 카페. 음료와 아이스크림 등을 파는 곳 한쪽에 무료 VR체험존이 마련돼 있다.)

◇ `무료 체험존` 과감한 결단.."유통 활성화돼야 VR시장 살아날 것"

황명중 대표는 2004년부터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미용, 패션, 건축 등 분야의 사업을 진행해왔다.

좋은 아이템을 찾아 전 세계를 돌아다니던 중 2012년 중국에서 VR을 접하고는 IT강국 한국에서 VR관련 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IT강국 한국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VR에 대한 비전만 있을 뿐 수익을 내는 구조가 없었고 언제 인기가 사그라들지 모르는 위험성이 큰 분야라는 인식이 깔려있었다.

VR방 사업에 대한 관련 규정도 없었다.

황 대표는 관련 사업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같은 정부부처 뿐 아니라 인허가와 관련한 지자체를 직접 찾아다니며 사업을 이해시키는데 공을 들였다.

하지만 처음에는 인허가의 문턱을 넘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

이미 강남역 요지에 부동산까지 마련한 상태여서 허가가 나기만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황 대표는 과감하게 ‘무료 체험존’을 선택했다.


(▲ 사진 = 강남 VR플러스 카페 체험존 전경과 내부)

우선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내 카페를 만들고 더 넓은 공간을 할애해 무료로 체험존을 열었다.

황명중 대표는 "과금을 하지 않고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당장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일단 VR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VR 기기를 가정에 보유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유통시장이 커져야 VR과 관련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지속적으로 여러 정부부처의 담당 공무원을 만나 VR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한 결과 지난해 10월 복합유통게임 제공업으로 인허가를 받아 350평 규모의 매장을 오픈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 VR을 경험하고 VR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지 4년 만의 일이었다.

◇ 60평 기준 창업비용 약 3억.."설치 기기에 따라 천차만별"

현재 VR플러스는 강남과 부산 남포점 등 5개의 직영점을 비롯해 전국에 약 12개의 가맹점이 운영되고 있다.

VR플러스의 창업비용은 입지조건과 내부 구성 기기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비교적 저렴한 플레이스테이션VR이나 오큘러스 같은 약 500만 원대 기기부터 방 하나를 구성하는데 약 1천만 원이 소요되는 HTC 바이브가 기본적으로 설치된다.


(▲ 사진 = VR플러스에 설치된 VR기기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HTC 바이브, 플레이스테이션 VR, 롤러코스터 VR, 오큘러스)

그 외에 움직임이 큰 모션시뮬레이터(어트렉션)가 설치되는데 기본 3천~4천만 원에서 최고 13억 원에 달할 정도로 기기의 비용이 다양하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1층에 매장을 오픈할 경우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기기와 움직임이 작은 기기들만 구성해도 수익보장이 가능하지만 유동인구가 적은 곳에 매장을 오픈할 경우 일부러 찾아올 만한 어트렉션(테마파크형 놀이기구)을 설치해야 한다.

VR플러스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부산 남포점의 경우 350평으로 최대한 다양한 어트렉션을 구성해 약 15억 원의 창업비용이 들었다.

가맹점으로 운영되는 부산 서면점은 60평 기준 약 2억8천만 원이 소요됐다.

기본적으로 설치되는 HTC바이브, 오큘러스, 플레이스테이션VR뿐 아니라 대당 3~4천만 원이 소요되는 기본적인 모션 시뮬레이터가 포함됐다.

부산 서면점의 경우 상권이 좋아 가격이 비싸고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모션 시뮬레이터가 없어도 한 달 약 45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이제 막 개발이 시작된 전남 무안점의 경우 사람들이 붐비는 상권이 아니기 때문에 모션디바이스사의 `탑 발칸`과 `탑 드리프트` 뿐 아니라 PNI시스템의 롤러코스터VR 어트렉션도 설치됐다.

탑 발칸이나 탑 드리프트는 상하회전 뿐 아니라 롤링 회전 등이 가능한 어트렉션으로 VR헤드셋을 쓰면 판타지 세계를 비행하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롤러코스터 VR은 VR헤드셋을 쓰면 실제로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VR어트렉션 탑 드리프트(위)와 흔들다리VR(아래))

전남 무안점은 70평 기준 약 3억5천만 원의 창업비용이 들었고 주변 상권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찾아오는 탓에 약 3천만 원의 월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 외에 가맹비용은 1천만 원, 교육비 300만 원, 로얄티는 매출의 2%로 책정됐다.

VR플러스는 현재 VR헤드셋과 어트렉션 같은 하드웨어 뿐아니라 다양한 콘텐츠 확보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본사의 역량을 높이고 있다.

본사 연구소에서는 게임 콘텐츠 개발 뿐 아니라 게임 플랫폼 개발, 시뮬레이터 이용시 어지럼증 개선 등 VR시장 확장을 위한 다양한 작업들을 하고 있다.

그 결과 VR플러스 독점 콘텐츠도 들어나고 있고 글로벌 기업의 기기 공급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황 대표는 "한국의 VR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VR관련 기기 뿐 아니라 VR게임 콘텐츠 시장이 커지려면 VR 유통시장이 꼭 필요하다" 말했다.

황 대표는 또 "현재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큰 기업들이 추후에 진입하더라도 VR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VR플러스는 앞으로도 공격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저변을 넓히는 한편 협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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