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 박준규-김병옥, 유쾌한 사극의 일등공신

입력 2017-03-31 08:40  



대사 한마디, 찰나의 표정 하나에도 웃음이 터진다. MBC 월화특별기획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에서 웃음을 책임지고 있는 배우 김병옥과 박준규의 활약이 눈부시다.

씨종의 아들로 태어나 나랏님에게서 백성의 마음을 훔친 홍길동(윤균상 분)을 통해 지도자의 덕목과 자질을 묻는 ‘역적’이 그 무게감과 메시지에 비해 친근하게 느껴지는 데는 이 두 배우의 공이 크다.

신스틸러로 정평 난 박준규의 특기는 이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빛난다. 첫 등장에서 자기 얼굴이 방에 붙은 것을 보고 다른 사람인 체 하기 위해 코 옆에 있던 점을 떼서 입으로 쏙 집어넣을 때, 연산(김지석 분)을 처음 마주하고 꼴깍 기절했을 때, 가령(채수빈 분)에게 “내 니 청대로 했으니까네 앞으로 니가 만든 이야기책 얘기는 나한테 하디 말라”고 애걸복걸할 때가 그렇다.

평범한 대사도 맛깔스럽게 뽑아내며 시청자의 배꼽을 뽑은 박준규는 감동의 진폭도 크게 만든다. 아모개를 말없이 미쁨의 눈빛으로 볼 때나 길동과 가령이 혼례를 치른 후 아모개(김상중 분)가 있을 하늘을 보며 “형님, 길동이 장가 갑네다“하면서 혼잣말을 할 땐, 아모개와 소부리의 오랜 우정이 가슴에 와 닿는다.

김병옥이 연기하는 엄자치는 홍길동 사단 덕에 고공 승진하는 설정으로 웃음을 안긴다. 아버지 아모개가 물꼬를 틔워준 후 아들 길동에게까지 대를 이어 도움을 받으며 별다른 노력 없이 신분 상승 중인 설정이라, 오죽하면 현장에서 눈만 껌벅거려도 승진이 돼 곧 영의정까지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한다고. 현재 정학(박은석 분)을 제치고 서윤까지 올라, 정학에게 받은 수모를 똑같이 갚아주며 안방극장에 통쾌한 웃음을 남기기도 했다.

아모개를 배신했던 과거 이력에도 불구하고 엄자치가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이유는 엄자치를 미워할 수 없게 그려내는 김병옥 덕분이다.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무슨 일이 터지기만 했다하면 늘 허둥대는 걸음으로 홍길동을 찾는 모습에 웃음이 터진다. 요즘에는 궁으로 입성, 홍길동 사단이 연산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역적’ 프로듀서 남궁성우 PD는 “박준규와 김병옥 두 배우의 코미디 연기는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장에서는 두 배우 얼굴만 마주쳐도 웃음이 터진다. 두 배우의 열연으로 엄자치의 김병옥 배우는 9회 방송 직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고 소부리 역의 박준규는 홍길동 사단에서 코미디 연기와 애드리브로 큰어르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사극 하면 떠올리는 묵직한 분위기는 두 배우의 연륜과 경험이 더해져 유쾌함으로 탈바꿈됐다”고 말했다.

엄자치와 소부리의 포복절도할 활약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MBC ‘역적’에서 펼쳐진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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