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신 것처럼 SRT 개통으로 인해 철도 분야에서도 본격적인 서비스 경쟁이 시작됐는데요.
하지만 사실상 관계사인 두 기관이 나눠 먹기식으로 열차 운행을 하고 있어 서비스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SRT가 운행을 시작한 이후 KTX 경부선의 하루 평균 이용객수는 평소보다 2만4천여 명 줄었습니다.
호남선 역시 같은 기간 3,700여 명 감소했습니다.
반면 SRT는 개통 이후 경부선 이용자가 하루 평균 3만6,100명, 호남선은 1만6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KTX와 같은 노선을 운행하면서도 요금이 저렴한 SRT로 고객들이 몰린 겁니다.
SRT 운영사인 ㈜SR은 코레일이 지분을 41% 출자한 자회사인 만큼, ㈜SR의 실적이 좋으면 코레일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두 회사간 경쟁이 사실상 제로섬 게임이다 보니 이런 계산이 안 나온다는 점입니다.
SRT 이용객이 늘면 늘수록 KTX 이용객은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코레일은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수익이 나지 않는 벽지 노선 운행을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코레일은 태백선을 비롯해 7개 벽지노선의 운행 횟수를 108회에서 56회로 절반 가량 줄이고, 16개 역은 근무자를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쟁 체제 도입으로 서비스 개선은커녕 오히려 고객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문가들은 철도 산업의 발전과 공공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특히 선로 배분 등 중요한 결정권이 있는 관제권을 코레일로부터 회수해 국가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팀장
“적자노선은 적자를 안고서라도 계속 가지고 가야 하는 것이고, 고속철도의 수익으로 그것을 상쇄시키는 방안 등이 충분히 있을 것으로 봅니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는 심판 역할을 할 수 있는 제3의 기관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100여년 만에 도입된 철도 분야 경쟁체제가 자리 잡기 위해선 정교한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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