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거래의 기술' 입니다.
오는 6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간의 신경전이 치열합니다. 사실 신경전이라고 했습니다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공세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홈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대결의 장에서 기선을 제압하려는 것일까요?
트럼프가 시진핑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꺼내든 건 묘하게도 북한 핵 문제입니다. 중국이 북한 핵을 막기 위한 역할을 안 한다면 미국이 직접 나서겠다고 최후 통첩성 경고를 날렸고, 6일에 그 해법을 내놓으라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반도 문제를 주요 의제로 꺼내 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드 보복에 대한 조치도 요구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트럼프를 조금이라도 공부해 본 분이라면 이런 기대가 헛된 것임을 알 수 있고 북한 핵 문제를 들고 나온 건 트럼프의 고도의 협상 기술의 발로라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거래에 있어 상대방이 어쩔 수 없는 약점을 물고 늘어지면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을 씁니다. 대외적으로 상대방이 그 약점에 대해 반론할 수 없는 상황을 이용해 진짜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는 거래의 기술자입니다.
지금 중국의 시진핑 정부는 북한을 더 이상 압박할 수 없을 겁니다. 미국의 트럼프가 대북 강경책을 공언하는 마당이고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고 미일간의 군사 동맹을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게 하면서 이른바 중국 봉쇄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상태에서 역내 유일한 우방, 그것도 혈맹의 관계인 북한을 압박하는 건 미국의 페이스에 말리는 자충수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북한 핵을 방기했다는 국제적 비난도 의식해야 할 겁니다. 트럼프에겐 묘수고 시진핑에게는 아픈 고리입니다. 바로 그걸 건드리면서 트럼프는 협상을 주도하려는 겁니다.
그럼 정말로 트럼프가 얻으려는 건 뭘까요? 경제적 실익 즉, 양국간의 무역 불균형을 구조적으로 개선시키는 조치를 얻어내려고 할 겁니다. 그게 환율의 조정이 됐든 관세가 됐든 중국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만한 경제적 조치를 강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타이밍이 절묘하죠? 이제 몇 주면 환율 조작국 지정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니까 시진핑은 심리적으로 매우 압박을 느끼게 될 겁니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에 시진핑은 자신의 1차 집권 기간 5년을 마무리하고 2기를 열어야 하는 상황이기에 미 중간의 극도의 파열음을 내기도 부담스런 상황입니다.
협상은 트럼프에게 모든 면에서 유리하게 돌아갈 겁니다.
자, 그럼 시진핑은 어떻게 대응을 할까요? 선물 보따리를 준비할 겁니다. 2015년 시진핑 주석이 오바마 전 대통령을 찾았을 때 무려 450억 달러에 달하는 선물 보따리를 풀어서 오바마를 한껏 기쁘게 했었죠? 사실 중국이 필요 없는 것을 사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자기들 필요한 거 당겨서 산 거고 유럽에서 사도 될 거 미국으로 조금 몰아준 정도입니다.
이번에도 시진핑이 이 정도의 선물 보따리를 가져 간다면 트럼프는 맛있는 만찬으로 그를 환대하지 않을 겁니다. 결국 시진핑이 들고 가야 할 보따리는 구매 계약서 정도가 아니라 미국 본토에 적극적인 투자 계획서가 될 것입니다. 미국 사람들을 고용하고 미국 제품을 사서 쓰는 중국 자본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결국 북한 핵 문제는 양국간 경제전쟁에서 이기려는 트럼프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물론 북한 핵에 대한 양국 정상의 원론적인 입장 정도는 정리가 될 가능성도 있을 겁니다만 이건 중국도 당장 해결 할 수 없는 문제라는 걸 서로가 다 알고 있죠?
따라서 양국 정상회담에서 우리의 사드 문제가 다뤄지고 극적인 해결이 될 거란 기대는 접어두시기를 바랍니다. 양국간 정상 외교에서 제 3국과의 이슈를 다루지 않는 외교가의 불문율도 잇는 데다가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사드문제로 경제적 보복을 하고 있다고 인정한 적이 없기에 이 문제를 테이블에 올리는 걸 허락할 수도 없거니와 트럼프도 자기 나라 이익 챙기기도 바쁜데 이 문제로 협상력을 떨어트릴 이유가 없습니다.
결국 이번 정상 회담은 전체적으로 보면 들어난 미중 갈등을 봉합하는 노력을 하겠지만 우리경제 특히 대기업들에겐 미국에 대한 투자 압박으로 올 것이고 새로 들어올 우리 정부도 또 다른 선물 보따리를 준비해야 하는 숙제를 남기게 될 것입니다.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을 보게 될 겁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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