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케미' 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왠지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좋고 친구가 되기 좋죠? 이런 사람들을 흔히 케미가 맞는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은 케미가 맞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통역만 배석시키고 두 시간을 둘이서만 얘기하고 나서 시진핑 주석에게 케미를 느꼈다는 건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고 큰일났다고 했던 두 정상의 회담, 케미가 맞는 걸 확인했고 그걸 알리고 있다면 그 어떤 구체적인 합의보다도 큰 성과를 낸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만나고 헤어진 지 나흘 만에 어제 또 통화를 했습니다. 트럼프의 요청으로 시진핑이 전화를 했답니다. 북한에 대한 무력사용과 그에 대한 중국의 조치를 논의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이야 두 사람만 알 수 있겠지만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만나보니 대화상대가 되고 그저 편하게 통화하는 사이가 됐다는 겁니다.
이거 굉장한 변화입니다. 두 강성 지도자들이 강하게 대치하면서 전 세계가 갈등구조로 가면 이 지구상에 가장 손해 보는 나라가 우리 대한민국이죠.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고조되는 건 물론이고 우리 경제 두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고통 받을텐데 다행입니다. 두 사람의 케미가 통했다고 하니 말입니다.
과연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무엇을 약속했을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재무부의 공식 발표가 며칠 남았음에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버렸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트럼프는 사업가 출신이고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협상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그가 이 중요한 발표를 그냥 해버린 겁니다. 속된 말로 바지, 저고리 다 벗어준 겁니다. 그냥 줬겠습니까? 공짜로 말입니까?
결코 아닐 겁니다. 더 큰 걸 받아 챙겼을 겁니다. 그게 무엇일까요? 일단은 북한 핵에 대한 중국의 책임 있는 태도와 그에 상응하는 조치일 겁니다. 트럼프는 중국이 북한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고 이미 들여온 것도 반납한 것을 매우 잘한 행동이라고 치켜 세웠습니다. 더욱 적극적인 경제적 재제와 정치적 압박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토록 할 거라고 약속을 했을 겁니다. 사실 북한 핵은 중국입장에서도 용납하기 힘든 것이기에, 무언가 북한을 압박할 명분이 필요했을 텐데 트럼프의 등장과 군사 행동 가능성 그리고 항공모함의 출동…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고 설득할 판은 트럼프가 깔아준 거고 중국은 우다웨이 한반도 특별 사무를 급파해서 각당 지도자들을 만나는 일종의 쇼를 한 후에 북한에 무언가 카드를 내밀었을 겁니다.
아마도 최소한 6차 핵실험만큼은 못하게 하는 모종의 조치가 아니겠습니까? 때마침 미국은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한반도 부근으로의 전개는 북한을 타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훈련의 일환이라고 발표를 했죠? 지난 이틀 동안 상황은 급 반전되고 있는 겁니다.
자 그럼 트럼프와 시진핑이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보시죠. 전 세계는 이 두 정상이 무언가 정치 외교적인 그리고 경제적인 건설적인 결론을 내주기를 숨죽이고 지켜봤고 결과가 없자 실망했고 더구나 우리는 전개된 항모에 화들짝 놀라서 주식이 빠졌습니다. 외국인도 때 마침 우리 주식을 팔았고 말입니다. 미국에 있는 친척과 지인들은 전쟁 난다는 데 괜찮냐고 안부를 물어왔습니다. 이제 모든 건 돌려놔야 하지 않겠습니까? 적어도 지정학적인 리스크 때문에 무언가 변했다면 말입니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죠? 외교는 고등생물입니다. 국익을 위해서 언제든 표변할 수 있는 게 외교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케미가 맞는 두 지도자를 확인했습니다. 이 케미가 계속 맞기 위해서는 이제 중국이 뭔가 해야 할 차례입니다.
중국이 해야 할 그 무언가에 그들이 한 적이 없다고 잡아떼는 사드 보복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봅니다. 공식적으로 사드 보복 이젠 안 한다고 발표야 할 수는 없겠죠? 한적이 없다는 거니까요? 그러나 표 안 나게 차츰 풀어지는 걸 기대해 봅니다.
그렇다고 낙관만 하자는 건 아닙니다. 내일 모레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을 비롯해 이번 달에 집중되는 북한의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미사일 실험과 같은 도발 가능성과 요격과 같은 미국의 대응의 위험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미중 양국이 어쨌든 팀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건 안도할 만한 일입니다. 계속해서 두 정상의 케미가 잘 맞아서 좋은 팀워크를 발휘하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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