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지난 2월 말 성주골프장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부지로 제공한 이후 중국으로부터 `무차별 보복`을 당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만 관련 매출 손실이 1조 원을 넘을 것이라는 롯데그룹 자체 분석이 나왔다.
15일 롯데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사드 보복`에 따른 지난달 그룹 전체 매출 손실 규모는 2천500억 원에 이른다.
우선 중국 롯데마트 99개 지점 가운데 약 90%(87개)가 중국 당국의 강제 영업정지(74개), 불매 운동 등에 따른 자율휴업(13개)으로 문을 닫고 있다. 나머지 문을 연 10여 개 점포에도 중국인 손님의 발길이 끊어져 사실상 중국 롯데마트는 현재 거의 `올 스톱` 상태이다.
지난해 롯데마트 중국 현지 매출이 1조1천290억 원, 한 달에 940억 원 꼴인만큼 현재 롯데마트의 한 달 매출 손실만 거의 1천억 원인 셈이다.
집계액 2천500억 원 가운데 나머지 약 1천500억 원은 `한국행 단체여행 상품 판매 금지`로 타격을 입은 롯데면세점 매출 손실과 롯데 식품 계열사의 중국 수출액 감소 등에 따른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의 보복이 이어질 경우 올해 3~6월 상반기 4개월만 따져도 누적 매출 손실 규모는 1조 원(2천500억 원×4)을 웃돌 것으로 롯데는 추산했다.
매출이 줄었지만, 영업정지 상태에서도 임금 지급 등 비용 지출은 이어지면서 손익계산서상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롯데에 따르면 3월 사드 관련 영업손실은 500억 원, 4월 들어 15일까지 보름만의 영업손실만 750억 원으로 집계됐다. 3~4월 통틀어 약 2천억 원의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올해 연말까지 10개월 동안 영업손실도 1조 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달 24일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 이사회는 2천300억 원의 증자와 1천580억 원의 예금 담보 제공(1천300억 원 중국 현지 대출)을 긴급 결의하며 사드 보복에 휘청이는 중국 사업을 지원할 재원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 3~4월 롯데의 손실 규모로 미뤄, 수혈된 자금도 곧 동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관계자는 "이 정도 손실이 몇 달만 이어지면 최근 긴급 증자와 담보 대출 등으로 마련한 중국 영업지원 자금도 날릴 상황"이라며 "더구나 한반도 정세가 심각해지면서 미·중 정상회담, 정부의 대(對) 중국·미국 외교 등에서 사드 보복 문제는 철저히 외면되고, 롯데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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