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을 강조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압박하고 나섰다.
거듭된 경고에도 북한이 전날 태양절(김일성 생일) 열병식 후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자 북한 정권에 확실한 경고음을 보내는 동시에, 중국에도 다시 한 번 압박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 군대는 증강되고 있고 역대 어느 때보다 급속히 강력해 지고 있다. 솔직히 우리는 (군사력 급속 증강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맥락에서 이 발언을 한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비해 잇단 화력시위를 해 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도발 시 군사력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북한에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북한의 6차 핵실험을 저지하기 위해 북핵추진 항모전단 칼빈슨호 한반도 해역에 급파한 것은 물론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한 시리아 공군기지에 토마호크 미사일 융단폭격을 가한 데 이어 최근에는 `폭탄의 어머니`로 불리는 최대 재래식 무기 GBU-43을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국가`(IS) 근거지에 처음 투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에 북핵 문제를 해결하라는 압박 메시지도 거듭 보냈다.
그는 다른 트윗 글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협력하는데 왜 내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부르겠느냐?"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대북압박 노력 약속에 대한 대가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히는 동시에 북한의 지속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에 맞서 중국이 더욱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 줄 것을 압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공약 번복 논란이 일자 이는 어디까지나 북한 문제에 있어 중국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라는 점을 항변한 동시에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게 될 것`이라는 언급을 통해 향후 북핵 문제 전개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의 이번 결정이 다시 뒤집힐 수도 있음을 시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위야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사실상 지난 6∼7일 플로리다 주(州)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미·정상회담 때 양국 정상 간에 북핵과 무역 문제에 대한 `빅딜`이 이뤄졌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중국이 대북압박을 강화하고 그 대신 미국은 중국에 대한 무역보복 조치를 유보하는 일종의 주고받기식 거래를 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비판하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중국이 몇 개월 동안 환율을 조작하지 않았다. 그들은 환율조작국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180도 바꾼 뒤 지난 14일 정권 출범 이후 처음 발표한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이 아닌 `관찰대상국`으로 그대로 유지했다.
중국도 북한산 석탄 반송, 자국 항공사의 북한행 운항 중단, 북한 관광상품 중단 등 대북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며 이전과는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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