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빈이 윤균상의 복수를 위해 입궁한 후 완벽 변신했다.
MBC 월화사극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에서 오로지 길동(윤균상 분)만 바라보고 직진하는 가령 역을 맡아, 강아지를 연상시키는 사랑스러움과 귀여움으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아온 채수빈이 길동이 죽은 것으로 오해하고 입궁해 변화된 모습을 선보였다.
길동을 죽였다고 생각한 연산군(김지석 분)에게 다가가기 위해 가령은 죽을 수도 있는 금표에서 흰 소복을 입고 노래를 불러 연산군의 시선을 잡아 끄는 데 성공했다. 지난 18부에서 윤균상에게 불러 화제가 되었던 `어이 얼어 자리`를 다시 한 번 부르게 된 채수빈은 하얀 소복과 옅은 화장으로 단아한 느낌을 자아냄과 동시에 남편을 잃은 슬픔, 그리고 연산군의 눈에 들기 위해 거짓을 말하는 복합적인 감정을 한 번에 담는 데 성공했다.
이후 입궁하게 된 가령은 화려한 겉모습으로 먼저 시선을 사로잡았다. 열심히 일하는 기생집 하녀로, 길동 사단과 살게 되면서는 곱게 자란 규수집 처녀를 연상시키는 귀여움으로, 그리고 길동의 부인이 된 후엔 성숙한 여성스러움을 단계별로 보여줬던 채수빈은 입궁 후 이제까지와 다른 모습으로 확 변신했다. 복수를 결심한 가령의 굳은 심정을 드러내기 위해 짙어진 화장과 화려한 여악 의상은 다양한 이미지를 도화지처럼 흡수하는 채수빈을 만나 화려한 꽃을 연상시키며 시청자들의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더불어 인물의 성격 또한 변화가 이루어졌다. 그동안 통통 튀는 엉뚱함과 솔직함으로 길동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결국 사랑을 쟁취했던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던 가령에서, 마음이 찢어지는 슬픔을 지녔지만 복수를 위해 마음을 감춰야 하는 가령으로 변화를 꾀했다. 남편을 잃은 이야기를 할 때는 그렁그렁 맺히는 눈물로 슬픔을 감추지 못하지만, 연산군 앞에서 잘 보이기 위해 이야기를 할 때는, 잘 하다가도 잠시 고개를 숙일 땐 무심한 듯 독해진 표정으로 변화를 주었다.
그렇지만 자신을 싫어하는 상화(이수민 분)에게는 자신의 본심을 감추지 않았다. 텃세를 부리는 상화에게 가령은 임금에게 가까워지는 걸 방해하지 말라며 궁에서 죽어도 좋다고 말했다. 이 장면에서 채수빈은 이제까지와 다른 날카로운 눈빛과 한이 서린 말투로 달라진 가령을 표현해내 이전의 순수했던 가령과는 완전히 달라졌음을 드러냈다.
이렇듯 채수빈은 언제나 해맑게 웃을 것만 같았던 가령이 믿고 의지했던 길동이 사라진 세상에서 복수를 다짐하며 연산군에게 다가가기 위해 애끊는 마음을 지닌 채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슬픈 성숙함으로 달라진 가령을 완벽 소화해내 앞으로 어떤 식으로 복수를 하게 될 것인지 궁금증과 함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한편, `역적`은 매주 월, 화 밤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