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조타실 시계가 세상에 공개됐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17분에 단원고 학생은 “배가 기울고 있어, 엄마 아빠 보고 싶어”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했다. 그리고 이는 세월호에서 전송된 마지막 메시지가 됐다.
그로부터 1107일째 만에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 조타실 내부 시계는 10시 17분 12초에 멈춰서 있었다.
세월호 참사 기록에 등장한 10시 17분은 배가 급속도로 침몰하기 시작했던 시간대이기도 하다.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에 대한 검찰 공소장에는 참사 당일 오전 10시 17분 06초에 선체가 108도까지 기운 것으로 기록됐다.
10시 17분에 시간이 멈춰버린 세월호 조타실의 참혹한 모습은 26일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가 침로기록장치(코스레코더) 확보를 위해 인양 후 처음으로 조타실에 진입하면서 세상에 공개됐다.
조타실 시계가 멈춘 날짜가 언제인지, 오전 또는 오후인지 확인할 방법이 현재로써는 없다.
하지만 정황상 시계가 멈춘 시간은 마지막 카카오톡 메시지 발송 시간, 급속도로 침몰하기 시작한 시간 등과 같은 시간으로 보인다.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은 "본선 시계는 전기로 작동되므로 시계가 멈춘 시각은 시계에 전기 공급이 멈춘 시각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선조위 채증 사진으로 확인한 조타실 내부는 포화를 맞은 것처럼 곳곳이 무너져내렸고 녹과 진흙으로 뒤덮여 있었다.
조타기, 무전기, 통신장비, 벽시계 등 고정식 시설물은 침몰 전과 다름없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바닷속에서 펄을 뒤집어쓴 지난 3년간 온전한 형체를 잃어버렸다.
항해사, 조타수 등이 머물렀을 조타실 벽면 책꽂이에는 선박 운항 매뉴얼 등으로 추정되는 책자들이 손으로 잡으면 바스러질 듯 위태로운 모습으로 남아있었다.
조타실 중앙에서 좌현 방향 침로기록장치가 있던 자리에는 1.5m 높이로 온갖 지장물이 쌓여 있었다.
테이블이 뒤집혀 부러진 다리를 보이는가 하면 3년간 해저에 있는 동안 배 안으로 들어온 진흙, 선내 구조물이 켜켜이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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